벌써 1년, 다저스 ‘새댁’의 감감무소식

LA 다저스 SNS

갑작스러웠던 결혼 발표

벌써 1년이 돼 간다. 그러니까 작년 2월이다.

캐멀백 스타디움(애리조나 글렌데일)이 시끌시끌하다. LA 다저스의 스프링캠프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나타난다. 기자들이 그 앞으로 몰린다. 대뜸 질문이 시작된다.

기자 “결혼 소식 들었나?”

로버츠 “누구?”

기자 “사사키 로키.”

로버츠 “로키가 결혼했다고? 진짜?”

기자 “본인이 밝혔다는데?”

로버츠 “전혀 몰랐는데? 일단 축하해야지.”

그리고는 개그 하나를 푼다.

“그거 모르시나? 우리 팀 불문율이야. 매년 캠프 때 선수 한 명이 결혼해야 돼. 그래야 시즌이 잘 풀려.” (데이브 로버츠 감독)

틀린 말 아니다. 전년도에는 오타니 쇼헤이가 그랬다. 느닷없는 ‘결혼 보고(일본식 표현)’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사사키(24)다. SNS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다저스 모자 2개만 가지런하다. 이런 멘션이 달렸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얼마 전에 일반 여성 분과 입적(혼인신고)했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새로운 출발로 기대와 걱정이 가득하다. 부부로 힘을 합해 열심히 살겠다.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사사키 로키)

패턴이 매우 닮았다. 마치 오타니를 따라 하는 것 같다. 캠프 초반이다. 다저스에 합류한 직후인 셈이다. 예고나, 조짐은 전혀 없었다. 어디 열애설이 난 것도 아니다. 그냥 자기 SNS에 올린다. 그걸로 끝이다.

사사키 로키 SNS

오타니와 닮은 듯, 전혀 다른

뭐 그럴 수 있다. 멘토나 다름없는 존재다. 사사키에게 오타니는 그럴 것이다. 가장 부럽고, 닮고 싶다. 대단한 성공 사례다. 그래서 인생의 중대사까지 따라한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든다. (둘은 7살 차이.)

하지만 전혀 다른 게 있다. 결혼 이후다.
‘새댁’은 철저히 감춰진다. 얼굴은 물론이다. 이름, 직업(전직), 지역, 나이…. 뭐 하나 알려진 게 없다. 그야말로 ‘베일에 가려진 존재’다.

결혼 발표 때도 그랬다. 특히 일본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 “상대는 어떤 분인가?”

사사키 “보통이고, 상냥한 편이다.”

기자 “첫 만남은?”

사사키 “밝힐 수 없다.”

기자 “프러포즈는?”

사사키 “그냥 평범했다.”

기자 “그럼 혼인 신고는 언제?”

사사키 “시즌 오프 때.”

기자 “그러니까 작년 말인가, 올해 초인가?

사사키 “그냥 시즌 오프 때.”

기자 “아내가 잘 만드는 요리는?”

사사키 “다…. 죄송하다.”

기자 “연상인가, 연하인가?”

사사키 “아, 그것도….” (밝힐 수 없다)

기자 “부르는 호칭은?”

사사키 “그냥 (성 빼고) 아래 이름으로.”
기자 “오타니와 야마모토도 몰랐나?”

사사키 “그렇다. 오늘 아침에 얘기했다.”
기자 “결혼에 대한 이런 기자 회견이 부담스럽지 않나.”

사사키 “그렇다. 부담스럽다. 아내도 이상한 말은 하지 말라고 당부하더라.”

LA 다저스 SNS

‘WAGs’ 활동도 없어

참 갑갑한 인터뷰다. 어쩔 수 없다. ‘업자’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뭐 하나 건질 게 없다. 뻔하고, 싱거운 답변들이다. 너무나 철저히 숨기고, 감춘다.

그리고 1년이 다 돼 간다. 11개월이 지났다. 그 상태에서 한 발짝도 진전이 없다. 여전히 대중들에게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물론 이해는 간다. 사생활이다. 당사자의 뜻이면 어쩔 수 없다. 드러내기 싫다면, 그것도 선택이다.

그런데 마냥 그럴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다. 구장 응원은 그렇다 치자. 공식 행사가 좀 많은 게 아니다.

대표적인 게 ‘다저스 부인회’ 활동이다. 약칭은 ‘WAGs’로 쓴다. 부인과 여자친구(Wives And Girlfriends)가 참석 대상이다.

출석률이 무척 높은 모임이다. 미세스 오타니를 비롯해 거의 모든 선수의 아내들이 빠지지 않는다. 미혼인 야마모토의 여사친도 나갔다는 얘기도 있다. 지역 사회를 위한 이벤트가 많다.

그러나 마찬가지다. ‘새댁’은 여기에도 모습을 드러낸 적 없다.

월드시리즈 때도 마찬가지다. 우승 순간은 가장 감격적이다. 선수 가족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몰려 나간다. LA로 돌아와서도 그랬다. 대대적인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여기서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야릇한 소문도 돈다. “이혼한 것 아니냐.” 하는 가짜 뉴스다. 덩달아 오버하는 사람들이 있다. 온라인 커뮤티니와 SNS의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엉뚱한 사진도 떠돈다. ‘로키 부부 투샷’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것들이다. 대부분 과거 TV 출연 때 모습이다. 여성 출연자와 찍은 인증샷 정도다. 요즘 가뜩이나 바쁜 AI까지 동원된다. 합성한 이미지를 유통시키기도 한다.

LA 다저스 SNS

피겨 스타 하뉴의 경우

납득되는 측면이 있다. 오타니의 부인은 프로농구 선수였다. 어쨌든 이름이 알려진 신분이다.

하지만 사사키는 아내를 ‘일반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대외적인 공개를 피한다는 얘기다. 그들의 전통적, 문화적인 특징일 수 있다.

몇 년 전이다. 일본이 큰 충격에 빠진 사건이 있었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 하뉴 유즈루(31)의 일이다. 올림픽 남자 싱글을 2연패했다. 그야말로 국민적인 스타다.

그 역시 결혼 소식을 SNS를 통해 알렸다. 상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반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주간지가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한 달 만에 신부를 찾아냈다. 이름과 나이, 사진과 함께 사는 곳이 알려졌다.

이후로 벌어진 일은 참담하다. 비뚤어진 일부 팬들의 문제다. 이 여성을 향한 집단적인 괴롭힘과 스토킹이 이어졌다.

결국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하뉴가 다시 SNS를 올렸다. 이번에는 이혼 소식이다. 결혼 발표 3개월 만의 일이다.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아껴줄 각오로 결혼했다. 하지만 아내는 주변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집에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게 됐다. 현재도 많은 미디어가 나와 아내, 가족, 친지, 지인에 대해 비방과 스토킹, 허가 없는 취재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피를 토하는 듯한 말은 이어진다.

“우리는 함께 고민하고 노력했다. 그런데 현재 상태로 아내와 저를 계속 보호하는 것은 무척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아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혼을 결정했다.”

LA 다저스 SNS

일본 미디어도 자제하는 듯

이런 방면으로 성공한 경우가 있다.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51)다.

그는 양키스 시절에 (야구 선수 치고는) 노총각을 면했다. 나이 34세 때다. 2008년 시즌을 앞둔 시점이다. 3월에 갑자기 휴가원을 제출한다. 기재 사유는 본인 경조사였다.

비공개로 열린 결혼식이었다. 구단에서도 극소수만 초대됐다. 상대는 역시 일반인이었다.

그나마 몇 가지는 가르쳐준다. 일본에 사는 직장인이다. 나이는 9세 차이(당시 25세)였다. 1년 전에 이미 약혼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 외에는 철저히 노출시키지 않았다.

이후로 몇몇 매체가 추가 사실을 보도했다. 같은 고향 출신이고, 스포츠 용품회사에 근무했다.

딱 거기까지다. 더 이상은 드러나지 않는다. 무려 18년이 지났다. 아직까지도 미세스 마쓰이는 신비의 여성이다. 이름도, 사진도 공개되지 않았다.

물론 자제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미디어 말이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왜 못 찾겠나. 하지만 굳이 파고들지 않는다.

오타니 때도 겪었다. 과열되고, 빗나간 취재 경쟁 말이다. LA 신혼집 위로 헬기까지 띄웠다. 결국 방송사 사장이 직접 사과해야 했다.

아마도 사사키의 ‘새댁’ 같은 경우는 그런 것 같다. 지나친 접근은 피하자. 하는 인식도 있을 것이다.

LA 다저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