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 떼기 전 ‘영업익 N%’ 요구 봇물… 주주 권리 침해 논란 [삼성 성과급 잠정합의 후폭풍]
영업익, 확정이익 아닌 ‘중간 지표’
법인세·이자·환차손 반영 안 돼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위반 소지
‘파업 위기’ 카카오 27일 2차 조정
TSMC 내서도 “삼성처럼” 파업론
‘성과급 반발’ 삼전 비반도체 노조
26일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제도화’ 요구를 계기로 대기업 노조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하라’라는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최종 수익이 아닌 ‘중간 지표’에 불과한 영업이익을 고정비로 확정할 경우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주주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지급은 주주 권리 침해 논란도 낳고 있다. 상법상 주주는 기업이 비용을 지불하고 남은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를 갖는 ‘잔여청구권자’로 표현된다. 문제는 세금과 이자, 배당을 산출하기 전의 재원인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고정 배분하는 것은 근로자가 주주보다 앞선 선순위 이해관계자가 돼 사실상 주주 권리를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영역은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나 이사회 결정이 필요한 경영 판단에 속한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합의안과 같이 단체협약을 통해 이익 배분을 명문화하는 것은 이사회 및 주주총회의 이익처분권을 사실상 노조와 공유하는 셈이 돼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배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중간 단계의 지표인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체계는 경영진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RSU를 지급해 임직원과 주주가 함께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서는 방식을 택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의 경우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주식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줘 성과를 유인하는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경우에도 최소성과를 보장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이사회가 결정하는 구조다. 다만 1분기 약 26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TSMC는 최근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로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 성과급을 삭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TSMC의 일부 직원은 삼성전자 노조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도) 이제 파업해야 할 때가 됐다’ 등의 의견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며 성과급 투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 비반도체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3대 노조인 동행노조는 26일 수원지법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김건호·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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