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위기 파훼법]⑦ 동아제약·HK이노엔…'잘 키운 H&B, 신약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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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 제약사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봅니다.
제약사들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의약품과 크게 무관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이나 연구 기간이 신약보다 짧고 수요가 꾸준한 덕에 외부적 위기에도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전통 효자제품인 ‘박카스’와 신규 캐시카우로 꼽히는 ‘오쏘몰’로 성장 동력을 얻었고, HK이노엔은 숙취해소제 시장 1위 ‘컨디션’ 시리즈를 필두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동아제약, '효자 듀오' 박카스·오쏘몰로 안정적 수익원 확보
동아제약의 사업부문은 크게 박카스, 생활건강, 일반의약품으로 나뉜다. 이 중 박카스, 생활건강 두 개 사업 부문이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 정도로 규모가 크다.
동아제약의 핵심 사업 부문은 단연 박카스 사업이다. 1961년 알약 형태 영양제로 처음 출시된 박카스는 현재 드링크제 시장에서 수십 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매출 비중 역시 상반기 기준 38.2%로 사업 부문에서 가장 높다.
박카스는 환갑을 넘긴 제품이지만 여전히 성장세를 기록하며 동아제약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올 상반기 박카스 사업 부문에서만 매출 1277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규모다.
박카스를 제외한 생활건강 부문도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2022년 취임한 백상환 대표가 박카스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생활건강 부문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제품 라인업 및 유통 채널 확장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생활건강 부문의 효자상품은 프리미엄 비타민 제품 ‘오쏘몰’이다. 오쏘몰은 지난해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올라서면서 생활건강사업부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넘어섰고 60%에 육박하던 박카스 매출 비중은 4년 만에 40% 선까지 떨어졌다.
오쏘몰의 실적 호조는 올해도 이어지며 이제는 시장 1위까지 넘보고 있다. 오쏘몰은 상반기 652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3.4% 성장했다. 올해 기존 국내 비타민 브랜드 매출 1위인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골드’시리즈 매출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제약은 오쏘몰의 고객 접점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2020년 동아제약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 론칭한 이후 최근 현대백화점에 입점하며 국내 3대 백화점(현대·롯데·신세계) 진출에 성공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와 오쏘몰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룹 성장을 위한 캐시카우를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숙취해소제 부동의 1위 '컨디션'...HK이노엔 캐시카우 역할 톡톡
HK이노엔은 헬스앤뷰티(H&B) 사업군이 매출의 10% 이상을 책임지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맡고 있다. 효자상품은 ‘컨디션’ 시리즈로 케이캡, 수액과 함께 HK이노엔의 삼각편대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3500억원 규모의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컨디션’ 시리즈는 지난해 6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점유율 20%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1위 제품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296억원을 기록했다. 숙취해소제가 통상 하반기에 더 팔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매출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룩할 전망이다.
HK이노엔은 2020년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제약사업을 토대로 헬스앤뷰티기업으로 변신을 꾀했다. 이후 곽달원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2022년부터 케이캡과 컨디션 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을 펼쳤다. 실제 H&B 사업부는 컨디션 사업 확장과 코로나19가 엔데믹 전환하면서 2021년 658억원에서 지난해 94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K이노엔은 숙취해소제 컨디션의 음료·환에 이어 MZ세대를 공략한 스틱(젤리)제품으로 숙취해소제시장 1위 자리와 캐시카우 사업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H&B 부문은 간판 제품인 컨디션 시리즈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핵심 캐시카우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컨디션 외에도 보유한 화장품 브랜드를 지속 성장시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