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타자에게 '32억’.. 안치홍에게 건 키움의 승부수

[민상현의 풀스윙] '최악의 WAR -1.71' 베테랑, 송성문 공백 메우려는 키움의 눈물의 FA 승계

사진= 키움 히어로즈(이하 동일)

‘1할 타자에게 최대 32억.’

숫자만 놓고 보면 무모함에 가까운 선택이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가 안치홍을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택한 배경을 따라가다 보면, 이 결정은 단순한 도박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꼴찌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 팀이, 다시 한 번 구조 조정을 통한 생존을 노리는 과정에서 등장한 전략적 카드에 가깝다.

사진= 한화 이글스 (이하 동일)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큰 화제를 낳은 인물은 단연 안치홍이었다.

한화가 그를 보호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순간부터 어느 정도 결말은 예견됐다.

하지만 그를 품은 팀이 ‘전통적으로 지갑이 얇은’ 키움이라는 사실은 무게감을 달리한다.

키움은 늘 제한된 자원 속에서 전력 보강과 선수 육성이라는 두 축을 병행해 왔다. 그런 팀이 가장 높은 우선권을, 평균 1할 타율 타자에게 사용했다는 건 뚜렷한 의도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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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은 올 시즌 리그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타율 0.172, OPS 0.475, WAR -1.71. 어떤 기준으로 봐도 ‘커리어 로우’다.

그 여파는 혹독했다.

가을야구 엔트리 제외, 보호명단 제외, 그리고 사실상 팀 내 입지 상실. 결과적으로 한화와의 동행은 조용하게 끝났다.

그럼에도 키움이 안치홍을 데려온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송성문의 공백 대비, 다른 하나는 리빌딩 구심점 확보다.

송성문은 올 시즌 WAR 6.96으로 전체 야수 1위를 기록했고, 이미 메이저리그 포스팅 준비에 들어갔다.

키움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 공백이 될 수 있는 상황, 그 자리에 즉시전력과 경험을 동시에 갖춘 내야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 기준에 맞는 베테랑은 시장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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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안치홍에게 감수해야 할 비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한화와 맺은 4+2년 계약의 잔여분(2+2년)을 그대로 안고 오게 되고, 이는 보장 연봉만 최소 7억,

여기에 1순위 지명 양도금 4억,옵션·합의 조항을 포함할 경우 최대 32억까지 치솟는다.

리그 내 가장 비용 효율적 운영을 해온 키움이 이 정도 금액을 안고 오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결국 전제는 단 하나, 반등 가능성이다.

키움은 안치홍이 부담이 적은 환경에서 2루 수비를 병행하며 예전의 스윙 메커니즘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2024년 그는 타율 3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히 경쟁력 있는 2루수임을 증명했다.

또한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온 후 반등에 성공한 최주환 사례도 구단 내부의 긍정적 기준이 됐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키움은 총 4명(안치홍·추재현·배동현·박진형)을 데려왔다.

구성만 놓고 보면 즉시전력·미래지향·전력구조 재편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키움식 리빌딩’의 정석을 보여준다. 그 한가운데에 안치홍이 있다.

문제는 선수가 보여줄 ‘실질적인 회복력’이다. 90년생, 만 36세 시즌을 앞둔 내야수에게 에이징커브는 누구에게나 피하기 어려운 숙제다.

키움은 위험을 감수했다. 그리고 그 위험의 크기만큼, 반등했을 때 얻는 이익도 크다.

1할 타자에게 투자한 32억.

이 선택이 손실이 될지, 아니면 리빌딩의 숨은 복구 장치로 작동할지?

키움이 던진 승부수의 성패는 결국 안치홍의 방망이에서 결정된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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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