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택시 타고 집으로
노을빛이 길게 늘어진 들판. 해는 이미 뉘엿뉘엿 지고 있는 듯하고, 공기엔 하루 끝의 기운이 감돕니다. 그 빛 속을 누비며 달려오는 두 존재가 보입니다. 하나는 작은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을 등에 태운 건 바로 커다란 돼지입니다.
그 장면은 마치 오래된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조용하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로 다가옵니다.
소년은 돼지의 등에 안정적으로 올라타 있습니다. 두 손은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고, 몸은 돼지의 움직임에 맞춰 자연스럽게 흔들립니다. 돼지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립니다. 묵직한 몸에서 땅을 힘껏 박차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꼬리는 약간 들려 있으며 귀는 바람에 가볍게 흔들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집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빨라지는 발걸음입니다.
돼지는 이 길을 알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얼마나 남았는지, 이 시간이 어떤 시간인지를요. 소년 역시 안심한 표정입니다. 등을 숙이거나 다급한 모습 없이, 오히려 익숙하고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 이 둘 사이에는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의 따뜻한 상상을 더합니다. “돼지가 아니라 친구네ㅋㅋ”, “돼지 발소리 저렇게 빠른 거 처음 봐”, “아빠 퇴근길도 저랬으면 좋겠다.” 짧은 순간이지만, 영상 속 두 생명체가 보여준 건 단순한 귀가가 아니라, 함께 달려온 하루의 마무리였습니다.
우리도 그런 날이 있습니다. 온종일 바쁘고 지쳤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만큼은 조금 더 가볍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때. 걷지 않아도 좋고, 말이 없어도 괜찮은 그런 동행.
오늘 이 소년과 돼지는 말없이 전해주었습니다.
“하루 끝에 누군가 함께 달려줄 수 있다는 것, 그거면 충분히 괜찮은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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