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워라, 마셔라… 인천 경인아라뱃길 ‘불법 캠핑족’ 몸살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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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텐트를 치고 술판을 벌여요. 산책 왔다가 불쾌감만 얻습니다."
산책하던 주민 안재범씨(29)는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는 항상 캠핑족이 많다. 산책하다 소음과 음식 냄새 때문에 절로 인상이 쓰인다"며 "최근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캠핑족이 늘었고, 특히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텐트가 더 많다"고 토로했다.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산책로에서 불법 캠핑·야영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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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굽고 술판 벌이고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 피해 밤에 설치, 아침 철수 꼼수도
환경오염·화재 위험… 市 “관리·감독 강화”
“매일 밤 텐트를 치고 술판을 벌여요. 산책 왔다가 불쾌감만 얻습니다.”
11일 오후 7시께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산책로 옆 풀밭에 텐트를 비롯해 접이식 의자와 테이블 등이 줄지어 있었다. 곳곳에선 구운 고기 냄새가 풀풀 나고, 캠핑족들은 연신 소주·맥주를 들이마시며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산책로 곳곳엔 캠핑·야영이 불법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연이어 텐트가 들어섰다.
산책하던 주민 안재범씨(29)는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는 항상 캠핑족이 많다. 산책하다 소음과 음식 냄새 때문에 절로 인상이 쓰인다”며 “최근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캠핑족이 늘었고, 특히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텐트가 더 많다”고 토로했다.
12일 오전 8시께 다시 찾은 경인아라뱃길 공중화장실 주변엔 밤새 캠핑족들이 버린 폐기물(쓰레기)이 쌓여 있었다. 소주병을 비롯해 먹다 만 음식물이 그대로 한 봉투에 섞여 버려져 악취가 진동했고 공중화장실 안 변기는 캠핑족이 버린 음식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공원 청소부 A씨(70)는 “캠핑족들이 매일 분리수거 없이 쓰레기를 이곳에 막 버리는데 치우기 너무 힘들다”며 “수시로 변기가 막혀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산책로에서 불법 캠핑·야영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야영은 일대 오염을 비롯해 화재 위험도 있어 지자체의 관리·감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인천시와 구 등에 따르면 시는 경인아라뱃길(아라천) 청운교~계양대교 24㎞ 구간을 야영·취사 금지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캠핑족들은 대부분 밤에 일시적으로 텐트를 친 뒤, 다음날 아침 일찍 철수하는 방식으로 지자체의 단속을 피하고 있다. 한 캠핑족은 “공무원이 단속 나오면 잠시 치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귀띔했다.
더욱이 시와 구의 경고 및 철거를 유도하는 형태의 계도 위주 단속은 이 같은 캠핑족이 좀처럼 줄지 않게 하고 있다. 이곳에서 야영 또는 취사를 하면 하천법에 의해 300만원 이하의 지자체가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지만, 민원 등을 이유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권전오 인천연구원 경제환경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강변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기고 싶은 시민들의 욕구로 불법 캠핑·야영이 성행한다”며 “지자체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캠핑 수요가 많은 만큼 인근에 캠핑장을 추가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낮과 밤 가리지 않고 불법 야영을 단속하지만, 경인아라뱃길 구역이 너무 넓다 보니 감당하기 어렵다”며 “더 철저한 관리·감독과 홍보 활동을 펼치겠다”고 해명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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