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보습제, ‘한가득’ 바르면 안 좋아
- 보습이 너무 과해도 트러블 생길 수 있어
- 자신에게 맞는 보습제를 조금씩 틈틈이 바르기
피부에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 단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답이 많이 엇갈릴 것이다. 하지만 3가지 정도를 골라보라고 한다면 어떨까? 분명 그 안에 ‘보습’ 또는 ‘수분’이 들어갈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뷰티 영역에서 수분 또는 보습은 엄청나게 강조된다. 뭐랄까, ‘촉촉한 피부를 가졌다고 해서 모두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은 대개 촉촉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라고 하면 적당할 것이다. 그만큼 수분이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의 진리는 예외없이 적용된다. 수분이 부족하면 피부 건조, 탄력 저하, 각종 트러블 발생 등의 문제가 따른다. 반면, 수분이 과도해졌을 때도 트러블이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 장벽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피부의 수분 과다’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피부 보습 개념 바로알기
먼저 ‘피부 보습’의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피부 보습이라 하면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수분만을 생각하기 쉽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습도’라 하면 공기 중의 수증기 함량을 의미하기에, ‘습’이란 곧 수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틀린 건 아니다. 다만 피부 보습에서는 수분과 함께 ‘유분’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유분은 피부 장벽을 형성함으로써 피부 속 수분의 증발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학교에서 과학을 배울 때, 기름과 물이 서로 섞이지 않고 층을 형성하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피부 속 수분과 표면의 유분 역시 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유분이 부족하면 그 틈으로 수분이 빠져나갈 것이고, 수분이 부족하면 유분 과다로 피부가 번들번들해진다. 이 때문에 수분과 유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보습이란 ‘수분을 공급하는 것’에 더해 ‘수분을 유지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개념인 것이다.
보습제, 잘 골라서 쓰고 있는가?
이러한 이유로 피부 보습제품들은 모두 수분과 유분이 섞여 있다. 제품에 따라 그 비율은 각양각색이다. 사람마다 피부 타입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브랜드에서는 건성, 지성, 복합성 등 피부 타입에 따른 다양한 제품을 출시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특정 브랜드가 모든 사람의 피부를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지 않는 제품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다. 잘못된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 피부의 모공을 막거나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같은 원리로, 과도한 사용도 문제가 된다. 특히 심한 건성 피부인 경우 오일 베이스의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피부를 자극해 여드름 등 트러블을 일으키는 주 원인이 된다.
과도한 수분,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피부가 건조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는 익히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보습이 과할 때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 피부 장벽이 건강할 때는 자연 보습 인자(NMF)와 세라마이드(Ceramide)가 균형을 이루며 피부 세포를 고정하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좀 더 디테일하게 구분하자면, NMF는 수분 보유 물질이며, 세라마이드는 지방질의 일종으로 유분의 한 종류라 볼 수 있다.
이때 수분이 너무 많이 공급되면 피부 장벽이 약해질 수 있다. 장벽이 약해진 피부는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해지고, 염증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또, 수분이 과도해지면 표면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수분 증발 과정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NMF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수분이 너무 많으면 피부가 붓거나 수분이 고여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유분이 과도해지면?
그렇다면 반대로 유분이 너무 많으면 어떻게 될까? 균형이 깨진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성분이 다른 만큼 나타나는 현상은 다르다. 유분 함량이 많은 보습제를 쓰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발라본 경험이 있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피부에 유분이 너무 많이 쌓일 경우, 당연히 모공을 막을 우려가 생긴다. 이는 여드름이나 블랙헤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유분은 수분처럼 자연스럽게 증발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피부에 남아 번들거리며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과다한 유분이 피부 위에 잔류할 경우, 가려움이나 발진 등 피부 자극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피부 타입이 민감한 사람일 경우 자극으로 인한 트러블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피부에 맞는 보습제를 조금씩 자주
가을이 거의 끝나가고 겨울이 다가오는 시즌이다. 이 시기에는 바깥 습도가 낮아지기 쉽고, 기온이 추워지기 때문에 실내온도를 높이게 된다.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피부의 수분이 더 쉽게 증발하는 경향이 생긴다. 또한, 실내가 더워지면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수분을 배출하게 되고, 이것이 피부의 수분 손실을 증가시킬 수 있다. 피부 보습에 더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피부 타입을 제대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이가 들며 피부 타입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피부 타입에 맞게 유분과 수분 밸런스가 잡힌 보습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잘 모르겠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피부 타입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도 좋다.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
한 가지 더, 보습제는 한꺼번에 많이 바르지 말고, 조금씩 틈틈이 덧바르기 바란다. 음식도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은 것처럼, 피부 보습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꺼번에 너무 과도하게 발라졌다면, 아예 깨끗하게 씻어내고 다시 바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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