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화장실' 앞에서 무서운지도 모르고 낮잠 자는 '청설모' 가족
독일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루드윅 씨는 어느 날, 자신의 집 화장실 창가에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몇 개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바람에 날린 자연 현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루드윅 씨가 다시 고개를 들어 창가를 바라보았을 때 그곳에는 우연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나뭇가지가 수북이 쌓여있었습니다.
새나 작은 동물이 둥지를 짓는 것이라 생각한 그는 창가에 카메라를 설치해 관찰해 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둥지의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입가에 나뭇가지를 문 청설모 한 마리가 쪼르르 달려와 둥지를 더욱 커다랗게 만든 것이죠.
루드윅 씨는 청설모가 집을 짓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만 해도 운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잠시 후 그의 눈앞에서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다시 나타난 청설모의 입에는 나뭇가지가 아닌 아기 청설모가 물려 있던 것이죠!
엄마 청설모는 둥지 바로 뒤에서 낯선 인간이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루드윅 씨의 얼굴 앞에 아기 청설모를 두고 사라졌습니다.
몇 분 후, 엄마 청설모는 또 다른 아기 청설모를 입에 물고 나타났습니다.
기존의 보금자리가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엄마 청설모가 오랜 시간에 걸쳐 루드윅 씨의 화장실 앞으로 둥지를 옮긴 것입니다.
덕분에 루드윅 씨는 청설모 가족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마치 가족이 된 것 같은 친근감을 느꼈지만, 청설모 가족과 친해지고 싶다거나 교류하고 싶은 욕심은 부리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위협감을 느끼면 둥지를 또다시 옮겨야 하니까요. 그건 엄마 청설모에게 너무 고된 일이에요. 그저 청설모 가족이 편안히 쉬다 갔으면 했어요."
그 결과, 청설모 가족은 루드윅 씨의 배려 덕분에 그가 바로 곁에서 자신들을 지켜본다는 것도 모른 채 몇 달 동안 편안히 지내고 있습니다.
청설모 가족이 아주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은 루드윅 씨가 공개한 사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쉿. 청설모 가족이 방금 낮잠에 들었어요."
엄마 청설모와 아기 청설모들은 배를 위로 드러낸 채 입을 벌리고 세상모르게 자고 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가족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곳에 편히 머물 계획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루드윅 씨의 창가 앞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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