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에도 3대 증시 하락 : 빅컷의 경고장

강서구 기자 2024. 9. 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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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 금리인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2년 6개월 만에 금리 낮춰
빅컷 단행에 놀란 금융시장
미 3대 증시 일제히 하락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사진=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피벗(통화정책 전환·Pivot)에 나섰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0%로 0.5%포인트 인하했다. 2022년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2년 6개월 만의 인하였다. 이른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셈인데,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던 2020년 3월(1.00~1.25%→0.00~0.25%)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인하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통화긴축정책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연준은 2022년 7월 9.1%(전년 동월 대비)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그해 3월부터 11차례(0.25%→5.50%)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그 효과는 최근 들어 구체화하고 있다. 7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9%로 떨어지며 2021년 4월(2.6%) 이후 3년 3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고, 8월엔 2.5%를 기록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고용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나올 데이터와 전망, 리스크 등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오랫동안 기다린 금리 인하 소식이지만 시장은 이를 호재가 아닌 악재로 해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미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만1503.10포인트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0.25% 떨어졌다.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0.31%, 0.29%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금리인하폭이었다. 연준이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해 빅컷을 단행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그 때문인지 연준은 빅컷의 배경을 여러 경제지표를 반영한 결과라고 밝히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7월 FOMC 회의 이후 추가된 지표 중 고용지표가 인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향후 낮아질 것임을 시사하는 보고서가 있었다"며 "이번 결정이 미 국민과 경제를 위해 옳은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기존의 5.1%에서 4.4%로 낮췄다. 연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인하할 수 있다는 걸 예고한 셈이다. 올해 남은 FOMC는 11월(8일)과 12월(19일) 두차례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번 빅컷이 새로운 금리인하 속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FOMC가 금리인하를 서두르고 있다는 내용은 없다"며 "필요한 경우 더 빠르게 가거나 더 느리게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빅컷으로 경기와 고용을 향한 의구심이 남았다"며 "파월 의장이 경기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밝혔지만 8월 잭슨홀 미팅에서 발언보다 자신감이 약했고, 금리인하 사이클을 명확하게 설명하지도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한국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10월 금리인하보단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동산과 가계부채를 둘러싼 위험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연준의 금리인하로 역대 최대치인 2.00%포인트로 벌어졌던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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