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로 확보한 1조원, 기업대출·플랫폼 성장에 쓰겠다"
카뱅과 차이 묻자 "지배구조 문제 없어"
업비트 이자비용, SME 성장으로 상쇄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는 약 1조원 상당의 자금을 기업대출 확대에 중점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며 리테일 중심의 영업 전략에 제동이 걸리자 기업대출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공모자금 1조원 어디에 쓰나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리테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SME를 기반으로 한 기업금융과 플랫폼 비즈니스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성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과거 유상증자 당시 조달한 자금 7250억원과 함께 희망공모가 하단 기준 3895억원을 더해 1조원 이상의 공모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상장 이후 BIS자본으로 인정받게 되는 7250억원에 대해서는 올해 신규 출시한 '사장님 담보대출'의 재원으로 활용하면서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특화 수신 상품 등을 출시해 주거래은행 이용 고객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저원가성예금을 확대해 효율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3대 성장 전략 중 한 축인 '플랫폼'에 대해서는 공모자금 일부를 활용해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인공지능(AI), 오픈 API, 다수공급자계약(MSA) 등 최신 IT기술 개발 및 도입에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특정 대형 플랫폼이나 제휴사에 의존하지 않고 각 산업 부문의 선도사업자와 다양한 제휴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을 앞세운다는 계획이다.
카뱅보다 높은 PBR? "거버넌스는 우위"
최 행장은 이날 카카오뱅크가 과거 상장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지적에 대해 "케이뱅크는 거버넌스 관련 리스크에서 상당히 자유롭고 ESG경영, 정도금융 측면에서 상당히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김범수 이사회 의장 구속 등으로 인한 지배구조 리스크로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케이뱅크의 '고평가'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를 정하면서 카카오뱅크(한국), SBI스미신넷뱅크(일본), 뱅코프(미국) 등 국내외 금융회사 세 곳을 선정했는데, 케이뱅크 희망공모가 하단 기준 PBR이 1.69배로 순이익 및 월간활성이용자(MAU)가 모두 앞서는 카카오뱅크 PBR(1.62배)보다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공모 주식 수 8200만주 가운데 절반 수준인 4100만주가 구주매출로 구성된 데 대해서는 오버행 우려를 덜어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준형 CFO는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율이 30%로 구주매출이 적정규모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버행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주들을 고려해 (구주매출 규모를)설정했다"고 밝혔다.
또 상장 직후 출회가 가능한 물량이 37.32%로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 카카오페이나 크래프톤 상장 당시 유통가능주식수가 약 4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추이를 봤을 때 많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적정한 유통물량이 나와야 시장에서 공정한 주가가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업비트 이자비용 연 600억 수준…문제 없다"
최 행장은 케이뱅크 업비트 이자 비용 확대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에 대해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이자율은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기존 연 0.1%에서 연 2.1%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 행장은 이에 대해 업비트 수신자금이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지난달 신규 출시한 SME 여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이자율 상승에 대한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2021년 전체 수신 중 업비트 예치금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는데, 현재는 수신 22조원에 업비트 예치금 규모가 약 3조2000억원 수준"이라며 "이자율을 2%로 보면 연간 600억원 수준인데, 올해는 8월부터 적용돼 이자로 200억~300억원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달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거래를 단절할 경우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데 대해서는 고유동성자산에 투자하고 있어 우려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국공채나 MMF 등 고유동성자산에 매칭시켜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라며 "업비트 자금이 빠진다고 해도 즉시 유동화가 가능한 자금으로 매칭돼 있기 때문에 뱅크런 우려는 없다"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오늘 16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이달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21일부터 22일까지이며, 상장일은 오는 30일이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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