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로 만들어진 세계 물리학으로 세상 읽기[책과 삶]
로버트 칸·크리스 퀴그 지음 | 박병철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 628쪽 | 3만5000원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입자가 존재한다는 ‘원자론’은 기원전 1세기쯤 시작됐다. 그러나 원자가 실재한다는 게 밝혀진 건 고작 100여년 전이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과학자가 ‘원자는 그저 계산식을 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실험을 통해 원자의 크기와 무게가 밝혀진 뒤, 원자 또한 더 작은 입자로 쪼갤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우주방사선과 함께 수많은 입자가 발견된 20세기 중반에도 ‘계산식을 위한 존재’로 오해받던 입자가 있었다. 두 연구팀의 실험에서 정확하게 같은 결과가 나옴으로써 1974년 11월11일 혁명처럼 존재감을 드러낸 이 입자의 이름은 쿼크였다. 이 혁명적 순간은 2012년 7월4일 힉스보손의 존재가 공식 발표되던 날 재현됐다.
현대 입자물리학의 중심인물들과 함께 연구해온 저자들이 물리학의 결정적 장면을 생생하게 전한다. 이들에 따르면 “물리학 이론의 타당성은 황당한 정도와 완전히 무관”하며 “이론의 옳고 그름은 오직 실험을 통해 결정”된다. 입자 목록을 작성하는 것은 ‘검은 칸이 어디 있는지 모르면서 십자말풀이 퍼즐을 푸는 것과 같’고, 지금까지 발견된 입자들의 이름·질량·수명을 정리한 목록이 2022년에도 274쪽에 달했다고 한다. 그저 “이국적인 나무와 진기한 과일로 가득 차 있는 과수원을 몰래 들여다보는 기분”만을 느껴도 좋겠다.
과학자들은 “세상이 늘 지금 같은 모습으로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고 싶어 한다. 마지막 장에서 우리가 사는 우주가 왜 지금의 모습인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양성자·중성자·전자·w 보손 등 각종 입자의 특성이 조금이라도 달랐을 때 벌어질 비극이 아찔하다. 모든 입자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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