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먹어 줄게" 플라스틱 먹는 기적의 바다 곰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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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플라스틱 모조리 씹어먹는 곰팡이 발견!

사진 : 픽사베이

1997년 태평양. 미국의 해양 환경운동가인 찰스 무어가 요트항해경주를 마치고 자신의 고향인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아열대 바다를 건너던 그가 우연히 한 섬을 마주하게 된다. 그 섬을 마주한 그는 나중에 이렇게 회상했다.

"가장 원시적인 바다에서 내가 본 것은 원시적인 섬이 아니었다."

그 섬은 수많은 페트병과 뚜껑, 포장재 등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이었다.

그렇게 태평양 한가운데에 인간이 만든 쓰레기 섬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쓰레기 섬을 구성하는 플라스틱은 분해되기까지 약 50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플라스틱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무기가 발견되었다.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새로운 곰팡이의 발견을 공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환경 분야 저널인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기재되었다. 연구진이 발견한 파렝교돈티움 앨범이라 불리는 이 곰팡이는 플라스틱을 구성하는 재료인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 곰팡이는 플라스틱 분해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네 번째 해양 균류라고 설명했다;

해양 곰팡이가 플라스틱 생분해하는 과정 그래픽, 출처 : Biodegradation of polyethylene by the marine fungus Parengyodontium album 논문
우리는 이미 자외선이 플라스틱을 기계적으로 분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빛이 해양 곰팡이의 플라스틱 생분해 능력을 촉진한다

아니카 박스마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 해양생물학 연구원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기적의 곰팡이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생분해 과정을 가속화하여 태평양 쓰레기 섬 파괴 작전에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실험실에서 이 곰팡이를 직접 재배한 연구진은 자외선 처리된 플라스틱 조각에서 하루 0.05%씩 이 곰팡이가 작용하는 속도를 관찰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정도 속도는 대형 플라스틱 섬과 매년 바다에 떠내려오는 플라스틱 양을 생각할 때 별것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큰 바위도 매일 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에 깎여나가지 않던가? 이번 발견은 미래적이고 인도적인 해양 정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아니카 박스마 박사는 "해양 곰팡이는 탄소로 구성된 복잡한 물질을 분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4종 외에도 다른 종류의 곰팡이가 플라스틱 분해에 기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인간이 더럽히는 바다, 자연은 스스로 싸우고 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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