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사람
세상에는 함께 있기만 해도 마음을 편안케 하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말보다 눈빛으로, 행동보다 마음으로 다가와 하루를 환하게 밝혀 주는 사람. 그런 이가 곁에 있다면, 그 존재만으로도 마음에 꽃이 피고 평범한 순간도 특별해지기 마련이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고 거칠지만,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존재들. 오늘 만나 볼 인물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다. KBO리그 팬들 사이에서 신나고 흥겨운 응원 열기로 유명한 사자 군단. 그곳에 또 하나의 열정을 더해 줄 특별한 존재가 등장했으니. 밝은 미소로 무장한 채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단발 여신’ 박소영 치어리더다. 그의 등장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팀과 팬을 하나로 잇는 또 하나의 감동을 만들어 내고 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Ilwoo Kim Location Samsung Lions Park
#퍼컬이 ‘블루’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함께 인사 한마디 부탁해요. (3월 25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올 시즌부터 삼성 라이온즈 응원팀에 합류하게 된 치어리더 박소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파란색 유니폼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데 퍼스널 컬러가 어떻게 되나요?
예전에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았는데, 원래부터 여름 쿨톤이긴 했어요. 삼성과 잘 어울리는 색상이죠?
오늘 인터뷰에선 삼성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응원단상에서는 물론이고 경기장 밖에서도 삼성 팬들만 생각한다는 점, 또 팬들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응원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할 테니 예쁘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에 치어리더 팀장으로 오게 됐어요. 새로운 팀에서 활동하게 된 소감이 어때요?
삼성이라는 팀은 오래된 명문 구단이잖아요. ‘내가 과연 이 팀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지만, 오랫동안 쌓아온 명성에 누가 되지 말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응원하자는 마음이에요.
팀장이라는 직책이 부담스럽진 않나요?
야구 응원단을 제외하고 축구, 농구 응원단에서는 이미 팀장을 맡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팀원들을 이끌었나요?
처음에는 누군가를 이끄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팀원들과 최대한 대화로 풀어 나가려 하고 있어요. 저도 신입이었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부족하거나 잘 안 되는 부분은 같이 해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속사 대표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사실 제가 팀 내에서 연차가 오래되긴 했어도, 처음에는 응원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대표님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어서 기꺼이 팀장을 맡을 마음이 생겼어요.
정들었던 팀을 떠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을까요?
제 가치를 인정해 주시고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셔서 ‘이건 무조건 가야겠다’라고 다짐했어요. 개인적으로 괜찮은 대우를 해 주시기도 했고, 여러 방면으로 신경을 써 주셔서 팀을 옮기게 됐어요.
팀을 옮긴다고 했을 때 동료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짧은 시간이 아니었기에 팀 동료들, 대행사 직원분들, 심지어 한화 이글스 구단 관계자분들도 아쉬워해 주셔서 한편으로는 감사했어요. 다들 제 상황을 이해해 주셨고, 가서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시기도 했어요. (누가 제일 아쉬워하던가요?) 아무래도 제일 긴 시간을 함께 보낸 홍창화 단장님이죠. 그래도 아름다운 이별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웃음)
KBO리그 개막에 맞물려 축구, 농구, 배구 응원단을 병행하느라 바쁘겠는데요?
겨울 스포츠와 야구 개막이 겹치는 시기가 대개 정신없긴 해요. 안 그래도 내일까지 대구에 있다가 배구 팀을 응원하러 대전에 가야 해서 바쁘긴 한데… 그래도 일하는 게 즐거워서 괜찮아요.
소속 구단들의 연고지도 각각 안양, 고양, 대전이라 선수단 못지않게 이동 거리가 길어요. 체력적인 문제는 없나요?
단상에 있을 땐 엄청 에너지를 쏟으니까 그 외 시간은 진짜 종일 누워만 있어요.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틈틈이 자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보양식을 따로 안 먹어도 될 정도로 팀에서 이것저것 잘 챙겨 주십니다.
#cheer up!
팬들이 ‘텐션 부자’ 김상헌 응원단장과의 케미를 기대하고 있어요. 실제로 합을 맞춰 보니 어떤가요?
삼성 응원단에 합류하기 전에 작년 MLB 서울 시리즈 때 한 번 호흡을 맞춘 적이 있고, 또 배구단에서도 한 시즌을 같이 활동했었어요. 그때도 ‘단장님 텐션 너무 마음에 드는데? 나랑 찰떡이구나’라고 느꼈던 터라 삼성에 오게 된 순간부터 기대했죠. 다시 만나도 단장님의 텐션은 여전하시더라고요. (서로의 흥을 주체할 수 없을 땐 어떻게 하나요?) 그럴 땐 오히려 흥을 더 내뿜고 발산해요!
밖에서 바라본 삼성 라이온즈는 어떤 이미지였나요?
앞서 말했지만,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문 구단이에요. 그리고 응원할 때 모든 팬이 한마음이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작년에는 ‘엘도라도’ 응원가가 부활했잖아요. 앰프 없이도 열정적으로 육성 응원을 펼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개인적으로 야구장 전체가 웅장해지는 분위기를 선호하는데 엘도라도가 딱 그랬죠.
관중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 응원단상에 서 본 후기가 궁금해요.
실제로 서 보면 관중석과 단상의 거리가 무척 가깝고, 멀리 5층 SKY석에 계시는 관중분들의 표정까지도 다 보일 정도로 몰입도가 좋아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같이 뛰면서 힘든 기색 없이 응원해 주시는데 너무 재밌어요. 덕분에 저도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곤 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단상에 서 보시고 그 감정을 느껴 보는 걸 추천합니다!
개막전에 화끈한 타격으로 승리했잖아요. 현장에서 느낀 삼성 팬들의 열기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승기를 잡았을 때 ‘아파트’가 나오는데 소름이 쫙 돋더라고요. 관중들도 물을 뿌리고 흥을 주체하지 못해서 현장은 완전 난리가 났죠.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상헌 단장님에게 느꼈던 텐션이 팬분들에게도 다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진짜 재밌는 하루였어요.
삼성에는 신나고 재밌는 응원가가 많은데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응원가가 있다면요?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은데요. 엘도라도는 당연히 포함돼 있고, ‘우리들의 함성’이라는 응원가도 좋아해요. 중간에 함성을 와~ 지르는 구간이 있어요. 스트레스를 풀 겸 다 같이 소리를 지르는데 그때 전율이 장난 아닙니다. 관중들이 호응을 잘 해 주셔서 야구장에 올 때마다 즐겁고 행복해요.
선수 개인 응원가 중에서는 어떤 걸 고르고 싶나요?
올 시즌에 부활한 구자욱 선수 응원가 ‘달빛 소년’이요. 가사 중에서 ‘최강 삼성 안타 구자욱~!’ 이 부분이 너무 신나더라고요. 또 박병호 선수 응원가도 따라 부르기 쉽고요. 왠지 홈런이 나올 것만 같아서 항상 기대돼요.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어떻게 선택했나요?
아는 사람이 치어리더를 해 볼 생각이 없냐고 우연히 추천해 줬어요. 지금 소속사 대표님에게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네요. 얼렁뚱땅 시작하게 됐는데 이 직업만이 가진 매력에 푹 빠져서 지금까지 못 헤어나고 있어요.
원래 춤에 소질이 있었나요?
어릴 때부터 춤을 좋아하긴 했어요. 그리고 6살 때까진 시골에서 할머니랑 살았는데, 할머니께서 노인정에 저를 자주 데리고 가셨거든요. 근데 갈 때마다 어르신들이 트로트를 틀어 놓으시니까 뽀글뽀글한 머리를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랑 춤추고 놀았거든요. 그때부터 흥이 넘치긴 했나 봐요. (용돈도 꽤 받았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시골에 어린애들이 없다 보니까 용돈도 종종 받고 예쁨을 독차지했죠.
사람들 앞에서 응원을 유도하는 일이 힘들거나 어렵진 않나요?
TMI긴 한데 제 MBTI 성향이 ‘I(내향형)’거든요. 그래서 일하는 시간 외에는 집에만 박혀 있어요. 근데 신기하게 단상에 올라가면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 들어서 힘든 건 크게 못 느끼겠어요. 극한으로 갈수록 흥도 오르고 도파민이 팡팡 터져서 오히려 좋습니다. (MBTI 검사를 잘못 한 거 아닌가요?) 최근엔 INTP가 나왔어요. 집순이 I가 맞아요. (웃음)
직업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 보이는데 치어리더를 안 했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요?
원래 어렸을 때 장래 희망은 승무원이긴 했어요. 만약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택했을 것 같긴 해요. 신기하게도 주변에서 대부분 승무원 아니면 치어리더를 하라고 추천해 주더라고요.
#미소천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눈웃음이 매력적이에요. 비결이 있나요?
20살 때까지만 해도 제게 눈웃음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당시엔 학생이기도 했고 대중들에게 얼굴을 노출할 기회가 없어서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거죠.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하면서 팬분들이 눈웃음이 예쁘다고 해 주신 뒤부터 알게 됐고요. 사실 비결이라기보다는 ‘본투비 눈웃음’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눈웃음) 예쁘게 봐 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단발머리 스타일을 고수해 왔는데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생각인가요?
한 번쯤은 붙임 머리로 깜짝 변신을 시도해 볼 생각은 있는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단발머리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스스로 단점을 얘기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지만 남들보다 목이 짧은 편이라 긴 머리가 안 어울리더라고요.
치어리딩하는 모습을 보면 흥을 주체할 수 없어 보이는데 평소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집에 누워서 온종일 쉬거나 카페에서 만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요. (어떤 만화를 즐겨 봐요?) 대표님이 이런 거 말하지 말랬는데…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이라는 만화를 보고 있어요. 그림 그리기랑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도 즐기고요. 어젯밤에도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울어서 얼굴이 살짝 부은 상태거든요. (MBTI ‘T’ 성향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다들 오해하시는데 가족사나,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감정이 상당히 풍부하답니다. (웃음)
타 팀 치어리더들과 두루두루 사이가 좋아 보이는데 친화력의 원천이 궁금해요.
저 빼고 주변 분들은 전부 ‘E’ 성향이거든요. 저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아무래도 간택을 당한 게 아닌가 싶어요. (다른 팀에서는 누구랑 제일 친한가요?) 팀마다 한 명씩 있는데 언급 받지 못한 언니들이 서운해하실 수 있으니 비밀로 하겠습니다.
몇몇 치어리더들은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있는데 추후에 만들 계획이 있나요?
만약에 채널을 개설한다면 쉬는 날에 누워 있는 시간이 줄어들 것 같아서 아직까진 계획이 없어요. (유튜브 채널을 만든다는 가정하에 채널명을 하나 지어 볼까요?) 쉴 때는 웬만하면 누워 있으니까 ‘누워있소영’ 아니면 먹는 것도 워낙 좋아하니까 ‘먹었소영’? 사람 본능을 반영한 채널명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최근 들어 국내 치어리더들이 대만에 진출하곤 하는데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국내보다 대만에서 활동하는 게 처우가 괜찮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저도 직접 활동해 보진 않아서 정확하게 설명해 드릴 순 없는데 다양한 응원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 진출하는 것 같아요. (대만에 진출할 의향이 있나요?) 아직까진 진출할 마음은 없고요. 삼성에 오래 남아 있고 싶어요.
#감사드리며
이 일을 하면서 언제 가장 뿌듯하다고 느끼나요?
경기 전후로 팬분들께서 ‘예쁘다, 고생했다’라고 해 주시는 것도 정말 감사하지만, ‘소영 치어리더 덕분에 열정적으로 즐겁게 놀고 가요’라는 말을 들을 때 더 뿌듯해요. 당연하게 하는 일로써 다른 이들에게 오늘 하루 좋은 추억을 선사해 드린 느낌이라서 보람차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거리에 돌아다니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나요?) 아직 많지는 않지만, 열심히 해서 인지도를 높여보겠습니다!
야구선수로 비유하자면 응원단 내에서 어떤 포지션이 되길 원하나요?
야구에서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이 없지만, 투수의 손에서 출발한 공으로 승패가 갈리니까 투수를 선택하겠습니다. 단상 위에서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제가 안무를 틀린다면 저를 보고 따라 춰 주시는 분들도 틀릴 수 있으니까… 그런 이유에서 투수로 비유한 거지 다른 포지션의 중요성을 깎아내리는 건 절대 아니에요! 오해는 안 해 주셨으면 좋겠고 모든 선수 여러분 힘내세요.
이번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을 예상해 본다면요?
아마 모든 응원단이 소속 팀의 우승을 바라듯이 저희도 당연하게 우승을 목표로 응원하고 있어요. 올 시즌엔 작년보다 더 높은 곳까지 갈 거라 확신하고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뜨거운 응원을 해 줬던 한화 팬들과, 새롭게 만난 삼성 팬들에게 인사하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먼저 한화 팬분들께는, 제가 한화에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는 점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치어리더로서 한 층 더 성장했고요. 이 자리를 빌려서 주신 사랑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게 소중한 기회를 주신 삼성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드리며 앞으로 오래오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구단과 팬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두 다리가 다 부서질 정도로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9호 (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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