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억 받은 '가장 비싼 삼성맨'…노태문 사장 월급의 '2배'
빅테크 출신 인재, 높은 기본급으로 눈길
하드웨어 중심에서 서비스·마케팅 가치 대두

삼성전자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반도체 수장을 맡은 부회장도,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대표이사도 아니었다. 삼성 연봉킹은 의외의 자리에서 나왔다. 스마트폰과 TV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는 이원진 사장이다.
12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디바이스경험(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인 이원진 사장은 지난해 총 73억5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삼성전자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이는 DX부문장을 맡고 있는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61억2500만원)과 반도체(DS)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56억600만원)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이 사장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정통 삼성맨이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 출신 외부 인재다. 과거 구글코리아 대표와 본사 부사장을 지낸 광고·서비스 전문가로, 2014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이후 스마트TV와 스마트폰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며 삼성의 플랫폼 전략을 이끌어 왔다. 특히 스마트TV 콘텐츠 플랫폼과 모바일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그룹 내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가'로 자리 잡았다.
202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상담역으로 이동하기도 했으나 1년 만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 복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재계에서는 그를 두고 "삼성에서 가장 비싼 마케팅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에서 최고경영진이 아닌 임원이 연봉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연봉 순위가 뒤집힌 이유는 급여 구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임원 보수는 크게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노 사장은 지난해 급여 15억9700만원과 상여 43억6600만원을 받았고, 전영현 부회장 역시 성과급 비중이 높은 구조다.
반면 이 사장은 기본급이 34억5700만원으로 직속 상사인 노 사장의 두 배 이상의 월급을 받았다. 상여는 37억58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기본급 규모가 워낙 커 총액에서 역전이 일어났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IT 기업 출신 인재를 영입할 때 높은 고정급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성과급보다 기본급이 높은 계약 구조가 일반적"이라며 "삼성도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 속에서 이런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의 변화된 경쟁 환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같은 하드웨어 경쟁력으로 성장해 온 제조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서비스와 콘텐츠,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콘텐츠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며 글로벌 마케팅과 서비스 전략의 역할 역시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연봉 1위가 마케팅 임원이라는 사실이 이러한 변화의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드웨어 중심 기업에서도 브랜드와 서비스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마케팅과 플랫폼 전략을 이끄는 인재의 가치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보수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약 1억5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회장은 2017년 이후 이어온 무보수 경영 기조를 지난해에도 유지했다.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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