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롱아이언과 하이브리드, 무엇이 더 좋을까?

예상은 했지만, 여름 골프는 참 힘든 것 같습니다. 폭우에 폭염까지 골퍼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하는 골퍼들의 열정 이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오늘은 골퍼들의 고민 중 하나인 롱아이언과 하이브리드의 선택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아이언 세트 구성의 변화

최근 아이언 클럽의 구성을 보면, 대부분 5번 아이언부터 피칭 웨지 정도로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과거 3번 아이언까지도 함께 구성이 되어 판매되던 것에 비하면 아주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4번 아이언조차도 클럽세트에서 사라지게 된 원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최근 출시되는 클럽 중 상당수가 과거에 비해 더 강한 로프트 (Strong Loft), 쉽게 말하면, 아이언 클럽 헤드의 페이스가 좀 더 서 있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언의 로프트에 대한 그림, 번호가 낮을 수록 클럽 페이스가 더 세워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Srixon.com>

아이언의 '거리'에 민감한 골퍼들에게, 새 제품들은 모두 더 긴 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시되면서, 최근 판매되는 모델의 7번 아이언이 과거 클럽의 6번 아이언 정도의 로프트를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새로 나온 아이언이 더 멀리 가는 이유는, 기술의 발전보다 더 낮은 로프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클럽이 구성되다 보니,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최근 출시된 아이언의 로프트 구성으로 보면, 4번 아이언의 로프트가 20도가 채 되지 않는 경우까지 발생한 것입니다.

판매되고 있는 아이언의 로프트 비교, 4번 아이언의 경우, 19~24도까지의 다양한 로프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GolfBit.com>

24/38 Rule

앞서 언급한 롱아이언의 로프트가 낮아지는 것은 결국 롱아이언이 어렵다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이언 클럽 피팅의 관점에서 '24/38 Rul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미국의 Tom Wishon이라는 유명한 클럽 피팅 전문가가 그의 책 ’ 12 myths that could wreck your golf game (당신의 골프 게임을 망칠 수 있는 12가지 오해 정도로 해석이 되겠습니다)’이라는 책에서 이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24/38 Rule'이란 24도보다 낮은 로프트의 클럽 혹은 38인치 이상의 길이를 가진 아이언은 일반적인 골퍼들이 치기 어렵다는 것인데, 이미 대부분의 4번 아이언은 24도 이하의 로프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더 치기 쉬운 아이언들이 많아진다고는 하지만, 낮은 로프트의 클럽이 치기 어렵다는 골퍼의 고민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이유로 골프백에 4번 아이언을 가지고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 골퍼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4번 아이언과 5번 아이언의 비거리 차이가 나지 않거나, 심지어 5번 아이언이 더 긴 비거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은 것입니다. (4번 아이언으로 정타를 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지나치게 낮은 로프트의 클럽을 사용하면 실제 비거리를 구현하기 위한 충분한 탄도와 스핀량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그 클럽의 퍼포먼스를 끌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이 롱아이언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클럽을 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금은 거의 보기 힘든 2번 아이언의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

4번 아이언 vs. 4번 하이브리드

롱아이언과 하이브리드 클럽 중 어떤 클럽이 더 유리할 것인지를 '일반화' 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의 선호가 다른 데다가, 해당 클럽이 갖는 고유의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골프 전문 매체인 '마이골프스파이(MyGolfSpy)'와 아르코스(Arccos)라는 업체에 의한 분석 결과는 흥미롭습니다. 바로, 4번 아이언과 4번 하이브리드를 사용하는 골퍼들의 통계 자료를 비교한 것입니다. 주요한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 티 샷 용도로 사용할 경우, 4번 아이언이 페어웨이를 지킬 확률이 더 높다.
  • 4번 하이브리드로 티 샷을 한 경우에, 스코어가 더 좋다. (위 1번처럼, 4번 아이언이 더 정확하지만 스코어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4번 하이브리드가 좀 더 긴 비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0-5 핸디캡의 경우, 4번 아이언이 더 효과적이다.
  • 0-5 이상의 핸디캡을 가진 경우, 거리와 정확도 면에서 4번 하이브리드가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 (정확도: GIR 수치 기준)

위 4가지 내용만을 보면, 일반적인 골퍼들에게는 하이브리드가 아이언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0~5 정도의 핸디캡을 가진 골퍼들에게 4번 아이언이 더 효과적이라고는 하지만, 핸디캡 0-5 정도이면 아마추어에서 거의 최고 고수에 가깝기 때문에,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하이브리드가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클럽의 모습 <출처:Golfwrx.com>

반드시 하이브리드가 좋다는 이야기를 위해 이 결과를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핸디캡별로, 그리고 선호도에 따라서 롱아이언과 하이브리드가 가진 장단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는 어드레스 했을 때 하이브리드 클럽 헤드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골퍼라면 롱아이언 하나 정도는 골프백에 넣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나름대로의 주관을 가지고 클럽을 선택하는 것, 무엇보다도 자신이 가진 클럽에 대한 정보, 특히 로프트 정도는 꼭 한번 확인해서 클럽을 구성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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