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친지 모여 김장 좋지만, 층간소음 고통받는 아래층도 생각해주길[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아래는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고민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으로 연락주시면 전문가와 상의해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사례: ‘아이들 쿵쿵…여름방학이구나’, ‘마늘 빻는 쿵쿵 소리…김장철이구나’ 층간소음으로 계절 변화 알아
강원도 평창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계절 변화를 층간소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밤낮 주중, 주말 상관없이 뛴다 싶으면 여름방학이구나 싶고, 새벽부터 화장실에서 물소리와 바구니 터는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김장 시즌이구나, 겨울이 오고 있구나 하고 자각될 정도로 소음에 취약한 곳에 살고 있습니다.
올해는 강원도도 참 덥기도 더웠고 배추값도 올랐다길래 김장 생각은 아예 잊고 있었는데 윗 집의 사정은 다른가 봅니다. 새벽부터 샤워기 소리가 계속 들리고 철푸덕 철푸덕 바닥에 물건 내리치는 소리가 나서 잠 한숨 못자고 고생했습니다.
순간, 아 김장시즌인 건가! 싶었고 아니나 다를까 살짝 현관문 밖으로 나가보니 윗집에서 무언갈 계속 옮기고 있더군요
친척인지, 이웃인지 이리로 옮기네 저리로 옮기네 하면서 큰 소리로 대화 하길래 “아 김장 하러 모이셨나 보다” 하고 고개가 저절로 절레절레 했습니다.
주말이기도해서 조용히 좀 쉴까 싶었는데, 역시나 스테인리스 바구니가 쿵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본격적으로 바닥에서 끌고 미는 소리가 났습니다.
거실에서 마늘을 빻고 있는지 퉁퉁퉁 하는 바닥 치는 소음이 본격적으로 들려서 도무지 괴로워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들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결국 또 제가 집을 나가야지만 소음에서 해방될 수 있나 싶어서 외출 후 7시쯤 돌아왔는데, 그 시간까지 계속 쿵쾅쿵쾅 소음이 들렸습니다.
참다 못해 관리소에 연락하여 이야기 했더니 ‘금방 끝낼거’라고 관리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8시가 다 되가도록 소음이 줄지 않았고 이젠 사람들 걷는 소음까지 들려서 도무지 그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관리소에 또 연락을 해서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아래층 사람들 생각도 안하냐”고 큰 소리 쳤습니다. 관리소에서 은근 위층 편을 들기에 더욱 화가 났습니다. “위층 편 들 게 아니라, 시끄러우니 바닥에 매트라도 깔고 하던가, 조용히 걷기라도 하던가 조치를 취하달라고 이야기 한 거 맞냐”고 소리쳤습니다.
엄한 데 화를 낸 것 같아 죄송했지만, 참기만 하니까 몇 해를 저렇게 마음대로 집에서 행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괜히 현관 밖에다 대고 “위층! 조용히 좀 걸으세요!” 라고 소리 쳤더니 그나마 쾅쾅쾅 하던 스테인레스 그릇 떨구는 소리는 안나더군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 동안 참고 넘어갔더니 이 사달이 난 듯합니다.
결국, 난리를 쳐야 조용해지는 것인지 안타깝습니다. 공동주택에서 살려면 기본 매너를 제발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요즘과 같은 김장철에는 늦은 시간까지 마늘 찧기 등의 재료를 준비하고,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세대를 방문함으로 인해 층간소음을 호소하는 민원이 증가합니다.
이 시기에 민원을 제기하면, 관리소는 김장철이라면서 조금은 양해를 부탁하는 말로 민원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은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피해 민원을 접수하고, 김장을 마무리하는 예측 가능한 기간과 움직임이 많은 장소에는 두꺼운 매트 설치, 너무 늦은 시간에는 재료 준비 등을 자제할 것을 당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김장철 기간에는 집중적으로 층간소음 주의 관련한 지속적인 방송을 요청하기 바랍니다.
사람들의 대화 소리나 김장 도구들의 소리는 공기전달음이므로 민원인 화장실의 환기구와 출입문, 실내의 스피커를 두꺼운 재료를 이용하여 막으면 상당한 소음저감 효과가 있습니다.
참고로, 김장을 준비하는 세대는 일주일 전에 인근 세대에 김장하는 시간대를 알려주면서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 문은 닫고, 바닥에는 매트를 설치하여 최대한 이웃으로 소음이 전달되는 것을 차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나눠주시는 것도 관계 회복에 좋은 방법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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