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엘앤에스㈜
대한민국 1차 산업은 그야말로 ‘위기’다.
산업의 주류인 농·어·축산업은 고된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만 급격한 산업발전으로 인해 고령화 현상이 가팔라지면서 만성적인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다행히 부족한 일손을 덜기 위한 농기계 등이 출시되며 한시름을 놓을 수 있게 됐지만 높은 가격과 복잡한 조작방식, 유지보수비 부담 등은 고령화된 현장에서 여전히 걸림돌이다.
광주 광산구 진곡산업단지 내 위치한 엘앤에스㈜(대표이사 정승현)는 이러한 농·축산 현장의 고질적인 일손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는 ‘전동운반차’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엘앤에스는 지난 2005년 정승현 대표가 맨 처음 창업했던 주안오토닉의 후신이다. 주안오토닉은 당시 염전용 전동운반차 개발에 주력했다. 과거 모터를 제작하는 대기업에 몸담았던 터라 오랜 기간 갈고 닦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동운반차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운반차의 성패는 ‘모터에서 갈린다’고 업계는 말한다. 운반차의 쓰임과 규모, 사용 환경 등에 따라 적합한 모터를 사용해야만 오랜기간 안정적으로 운반차를 운용 가능해서다.
과거 회사에서 모터 설계를 직접 담당했던 정 대표는 몸으로 익힌 이 기술력을 그대로 자신의 전동운반차에 적용했다. 모터의 성격을 파악, 운반차에 설치해 불량률을 최소화 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1>소모품 교체 외에 큰 불량 없이 족히 10년 간은 운용 가능한 전동운반차 개발을 목표로 했다. 그렇게 염전용 전동운반차를 비롯해 축사용 전동운반차, 자동이송대차(추적식 운반차) 등을 고안해 냈다.
이를 기반으로 2011년에는 엘앤에스를 설립, 농·축산업인들의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동형작업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엘앤에스는 설립 직후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탄소배출 저감 등 친환경을 지향하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해 생산 전 제품을 배기가스가 없는 ‘전기구동 시스템’으로 구축했기 때문이다. 환경보호에 민감한 해외 시장을 겨냥함과 동시에 이는 많은 유지 보수 비용이 필요 없는 효과로 이어졌다.
또 국내 최고 브랜드의 배터리를 사용, 긴 사용시간을 보장하고 4극 모터를 장착, 기존보다 2배의 힘을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조이스틱을 사용, 조작법을 단순화 해 여성들도 쉽게 조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3D스캐닝·모델링을 통해 최적화된 디자인을 제공한다. 고객의 제품 사용 환경과 요구사항을 먼저 확인하고, 3D스캐닝과 모델링을 기반으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2>엘앤에스의 주력 제품은 바로 ‘고소작업차’다.
고소작업차는 과수 작업 중 가지묶기, 봉지싸기, 수확 등 부족한 일손을 메울 수 있는 제품이다.
엘앤에스의 고소작업차는 규격에 따라 ‘LNS’ 시리즈로 분류된다. LNS-H250, LNS-J500, LNS-H200, LNS-J250 등과 같이 규격에 따라 나뉘는데 과수작업 전반에서 작업 능률을 올려줄 수 있는 고소작업 기능에 운반기능까지 더해 다목적 특허를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주력제품은 ‘운반차’다.
<@3>엘앤에스의 운반차는 궤도형과 바퀴형으로 나뉜다. 궤도형은 등판 능력과 힘을 가지고 있어 농업현장에 이어 산업현장, 건설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바퀴형의 경우 도로 환경에 관계없이 투입이 가능해 뛰어난 기동성과 험지주행을 자랑한다.
또 동급 최고 적재중량을 실을 수 있고, 차단기가 필요 없으며 무소음, 무발열, 저전력 효율이 특징이다.
이처럼 친환경과 최신기술로 무장한 제품을 갖춘 엘앤애스는 2016년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의 수출자문위원 현장 컨설팅 등을 받으며 해외시장 판로 개척, 사업성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개발, 현지에 소개된 뒤 대중화되기까지 수요가 후퇴하거나 정체되는 일명 ‘캐즘’ 현상을 겪게 되면서 시장의 반응을 얻기 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주요 거래처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결국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 2018년 호주 EVOVEIT, SPACEPAC와 수출계약을 맺는 성과를 이뤘다. 2019년에는 뉴질랜드 시장 진출, 2020년에는 스위스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수출 유망중소기업에 지정, 아세아텍 OEM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4>올해 6월에는 무역협회의 추천으로 뉴질랜드 해밀턴에서 열린 농업전시회에 참가했다. 이 전시회는 국제 농업 전문가들과 기업들이 모여 혁신적인 솔루션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과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촉진하는 농업분야의 세계 최대 전시회다.
당시 엘앤애스는 유럽 외 시장 확대에 목말라 했는데 전시회 참가로 대양주 관세 정보부터 유통망 확보방안까지 시장진출을 위한 정보를 제공받았다.
수출 자문을 맡았던 무역협회 광주전남본부 한상인 자문위원은 “엘엔에스는 농업 기술의 확장성을 미리 내다보고 20년전부터 준비해왔다”며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가 급변하고 있는 농업수요와 맞물리며 2~3년 내 엄청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엘앤에스는 올해 기준 전국에 150여개의 운반차 판매 대리점을 두고 있으며 해외에도 영국·뉴질랜드 등지에 지사를 두고 있다.
현재 엘앤에스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무인운반차 개발과 특수 용도 궤도 운반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접목, 운반차가 농지, 과수원 등지를 돌면서 장소를 3D 맵핑하고 스스로 과수의 개수를 헤아리거나 과수를 피해 잔가지를 치는 식이다.
정승현 엘앤에스 대표는 “과거 모터 제작 회사에 오래 재직했기 때문에 기술력 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지만, 창업 후 시장에서 직면한 소비자의 가격저항 때문에 한참 힘들었다”며 “하지만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농업 현장의 현실이 악화하고 있다”며 “고령화된 농촌인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