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철쭉

김재근 선임기자 2025. 5.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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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화창한 오월 가장 아름다운 꽃 중의 하나가 철쭉이다. 진달래는 연둣빛 나뭇잎이 채 드러나지도 못할 때 피지만 철쭉은 봄기운이 완연한 늦봄에 피어난다. 따뜻한 온기를 충분히 머금어야 피어나는 게 철쭉이다. 진달래가 쌀쌀하고 다소 을씨년스런 봄날 나뭇가지에 꽃만 덜렁 피워내는 데 비해 철쭉은 푸른 잎과 함께 꽃을 피워올려 훨씬 아름다워 보인다.

비슷한 때 비슷한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다투는 게 철쭉과 진달래, 영산홍이다. 모두 진달래속(Rhododendron)이지만 다른 점도 많다. 진달래는 3월 말~4월 초에 잎이 나오기도 전에 꽃이 피며, 식용도 가능하다. 철쭉은 4월 말~5월 말 꽃과 잎이 함께 피어난다. 영산홍도 철쭉과 비슷한 시기, 꽃이 먼저 혹은 꽃과 잎이 동시에 핀다. 진달래와 달리 철쭉과 영산홍은 그레이아노톡신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먹으면 위험하다. 사람은 물론 반려동물도 먹으면 안된다.

요즘 공원이나 가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영산홍이다. 영산홍은 일본에서 진달래와 철쭉을 교배하여 만들어낸 꽃이다. 철쭉에 가깝지만 철쭉보다 색깔이 짙고 화려하며 개화시기도 다양하다.

철쭉은 가히 봄꽃의 여왕이다. 푸른 산에 펼쳐진 철쭉 군락은 화려한 비단을 펼친 것처럼 아름답다. 따뜻한 햇살 아래 봄날의 생동감이 넘쳐 흐른다. 아파트나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조경용 영산홍과는 차원이 다르다. 웅장한 산을 물들인 연분홍 혹은 짙붉은 색깔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소백산 철쭉곷. 사진=단양군

경남 합천·산청의 황매산, 남원의 다래봉, 전남 보성의 바래봉과 초암산 등 철쪽 명소가 많다.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에 걸쳐 있는 소백산도 철쭉군락이 아름답다. 제천의 월악산과 청풍호반도 철쭉이 볼만하고, 충남 계룡산, 칠갑산, 대둔산도 곳곳에 철쭉 맛집이 숨어있다.

철쭉이 아름다운 오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살림살이가 힘들고 세상이 시끄러우니 모두 푸른 산, 연분홍 철쭉꽃을 잊고 사는 듯하다. 짬을 내 산에 올라 봄날의 철쭉꽃을 한번 보자. 기온은 낮은 고봉에서는 막바지 철쭉을 볼 수 있을 것이다. 5월의 마지막 주 철쭉을 꼭 한번 완상하는 여유를 가져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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