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히 등장했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기아의 신형 준중형 전기 세단 EV4가 공식 시승 행사 없이 조용히 실차 확인의 기회를 얻었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여느 기아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담백한 인상이지만, 문을 열고 앉는 순간부터 이 차가 기존 기아 세단들과는 다른 접근으로 설계됐다는 점이 드러난다. 특히 공조 시스템 배치가 기존 기아 라인업과 확연히 다르게 구성되어 있어,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시야 자체가 낯설게 느껴진다는 인상이 강했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이런 부분에서 신차의 정체성이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내에서 드러난 기아만의 감각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편의 사양이다. 스마트키 소지자가 차량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잠기고, 다시 접근하면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일상 사용성 면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오디오 시스템은 메리디안 브랜드가 적용된 것으로 확인되며, 상급 트림에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다만 계기판이 곡면이 아닌 평면 디스플레이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운전석에서 바라볼 때 계기판이 중앙에 위치한 듯한 느낌이 잘 살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함께 제기된다. 실제 배치는 중앙에 가깝지만, 디스플레이가 오른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구조 탓에 시각적으로 균형이 어긋나 보인다는 지적이다.

2열, 이 차의 진짜 무기
EV4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2열 공간이다.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준대형급에 버금가는 레그룸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며, 국내 대표 준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만 이는 앞좌석을 상당히 당겨놓은 상태에서 측정된 체감이라는 점에서 실측 수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헤드레스트의 위치와 각도가 편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어, 뒷좌석에 자주 앉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요소로 꼽힌다. 형제 모델인 EV3가 1~2인 탑승 위주의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EV4는 2열 활용도가 높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포지셔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쉬운 뒷모습과 애매한 앞모습
디자인 측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평가다. 후면 디자인은 그나마 무난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전면부는 비율 자체에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프런트 오버행이 짧게 설계되면서 전체적인 비율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며, 이는 단순한 디자인 취향의 문제라기보다 비례 설계 자체에서 비롯된 인상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후방 시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리어 윈도우 중앙에 위치한 구조물이 후방 시야를 상당 부분 가리는 탓에, 근거리 차량 확인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시승자가 경험한 국산 세단 가운데 후방 시야가 가장 제한적인 축에 속한다는 개인적 소감으로, 향후 디지털 사이드 미러 같은 대안 기술이 적용된다면 개선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주행감과 전비, 실사용자 시선에서
파워트레인은 전륜 구동 단일 모터 방식이며, 200마력을 상회하는 출력을 낸다는 점에서 일상 주행에서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다만 전륜과 후륜 구동 방식의 체감 차이는 일반 운전자 입장에서 크게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전비는 에어컨을 가동한 상태에서도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는 소감이 나왔으며, 완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500km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특정 시승 조건에서의 체감치로, 실제 인증 복합 전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별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세단급으로 평가되지만, 시승 차량이 GT 라인 트림이었던 만큼 하부 세팅에 따라 노면 피드백이 다소 강하게 전달되는 느낌이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이 부분이 GT 라인 특유의 세팅 차이인지, 노면 상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가격과 트림, EV3와의 갈림길
가격은 트림에 따라 4천만 원대 초반부터 5천만 원대 초반까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GT 라인의 경우 4천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디자인 요소와 편의 사양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EV3와의 포지셔닝 차이다. EV3가 콤팩트한 크기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1~2인 위주의 실용적 선택지를 제공한다면, EV4는 2열 공간과 세단형 실내 구성을 앞세워 가족 단위 소비자나 뒷좌석 활용도가 높은 운전자를 겨냥한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다만 EV3 대비 확실한 차별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일부 있어,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본인의 탑승 패턴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