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마오타이·네슬레·펩시…글로벌 재패한 ‘물장사’ 회장님들
출신·경력 다양한 세계 TOP5 식품기업 수장들…시총 상위 4개 기업 주력 제품 ‘음료·주류’
예로부터 ‘물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물장사’는 ‘술’로 해석될 때가 간혹 있지만 통상적으론 마시는 음료 전체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늘 그렇듯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우리가 평소에 흔하게 접하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 중 시가총액(이하 시총) 순위 5위권 내 4개의 기업은 ‘음료·주류’ 제품이 주력인 기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글로벌 식품 브랜드 상위 5개 기업들은 원화 기준 시총 100조원을 훌쩍 넘으며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美 자본주의 상징’ 코카콜라 이끄는 인수‧합병 귀재…中 최고 명품주 생산하는 50대 회장
전 세계에서 시총이 가장 큰 식품 기업은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코카콜라 컴퍼니’다. 9일 뉴욕거래소 기준 코카콜라 컴퍼니의 시총은 원화 기준 약 402조원에 달했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료로 초당 2만 잔이 넘게 팔리는 것으로 익히 유명하다. 코카콜라 컴퍼니는 현재 콜라뿐 아니라 ▲스프라이트 ▲환타 ▲미닛메이드 ▲파워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지사 격인 한국코카콜라는 LG생활건강의 음료 사업 부문 자회사다.
코카콜라 컴퍼니는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코카콜라 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제임스 퀸시(James Robert B. Quincey)’ 회장이다. 올해 8월 기준 제임스 퀸시 회장의 코카콜라 주식 보유량은 49만4502주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462억원 규모다. 1965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제임스 퀸시는 리버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지만 해당 전공과 무관한 컨설팅 회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처음 입사한 곳은 미국 3대 컨설팅 회사 중 하나인 베인앤코였다.
그는 1996년 코카콜라 컴퍼니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약 20년 동안 다수의 인수·합병(M&A) 업무에 참여했다. 특히 멕시코지사 근무 당시 멕시코의 인기 과일 주스 업체인 ‘유고스 델 발레(Jugos del Valle)’의 인수에 성공하며 ‘M&A의 귀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나이지리아, 중국 등에서 인지도를 갖춘 비탄산음료 기업의 인수를 주도하며 그룹 사업 영역 확장에 기여했다. 제임스 퀸시는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라선 뒤 2017년 그룹 CEO를 거쳐 2019년 회장직에 임명됐다.
전 세계에서 식품 기업 중 시총 2위 기업은 상당히 예상 밖이다. 중국 전통주 바이지우(백주) 제조·판매 기업인 ‘귀주모태(마오타이)’가 2위 자리에 올랐다. 흔히 ‘중국 술’하면 떠오르는 ‘마오타이주’가 기업의 이름인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귀주모태는 알리바바 등을 제치고 중국 시총 1위 기업에 올라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내 1위 주류회사인 화이트진로가 삼성전자를 대신하는 셈이다. 9일 상해증권거래소 기준 귀주모태의 시총은 원화 약 380조7065억원에 달한다.
귀주모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국영기업이다. 올해 6월 기준 귀주모태의 최대주주는 귀주성 국가자산관리위원회(60.82%)다. 현재 귀주모태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장더친(張德芹)’ 회장이다. 올해로 30년째 귀주모태에 몸담고 있다. 1973년 구이저우성에서 태어난 장더친은 구이저우 공업대학에서 발효공학과를 졸업하자마자 1995년 곧장 귀주모태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 후 약 9년간 귀주모태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경력을 쌓은 뒤 2004년 주류제조공장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주류제조공장 사장 ▲귀주모태 그룹 부사장·사장 등을 거쳐 올해 4월 귀주모태 회장에 임명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50대를 갓 넘은 젊은 나이에 중국 최대 기업에 오른 장더친은 MZ세대를 겨냥한 사업전략에 최적화된 인물로 꼽힌다. 배경도 화려한 편이다. 현재 중국공산당에 속해 있으며 지난해까지 제13차 구이저우성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구이저우성 당 위원회 서기로 활동 중이다.
유럽·미주 종횡무진 누빈 네슬레 회장, 스페인 출신의 펩시 회장, 동서식품 비선실세 몬델리즈 회장
글로벌 식품 기업 중 시총 순위 3위는 스위스 국적의 유럽 최대 식품 기업인 ‘네슬레(Nestle)’다. 시총 규모는 9일 스위스 거래소 기준 원화 약 344조7394억원에 달한다. 1866년에 설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네슬레의 창업주는 앙리 네슬레다. 네슬레는 창업주 5대손까지는 오너 경영 체제로 운영됐으나 2000년대 초반 6대손인 앙리 네슬레 시대에 이르러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뀌었다.
현재 네슬레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폴 불케(Paul Bulcke)’ 회장이다. 1954년 벨기에 서폴랑드르에서 태어난 그는 벨기에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한 뒤 곧바로 네슬레 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네슬레 페루, 에콰도르, 칠레 등 라틴아메리카 지사를 거쳤다.
1996년부터는 포르투갈 지사장을 시작으로 ▲체코 지사장(1998년) ▲슬로바키아 지사장(1999년) ▲독일 지사장(2000년) 등을 거쳤고 2004년엔 미주 지역 전체 관리자에 임명됐다. 임기 내 글로벌 역량을 여지없이 드러낸 폴 불케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네슬레 그룹 CEO를 맡은 뒤 2017년 그룹 회장에 올라섰다. 올해 6월 기준 폴 불케 회장의 네슬레 보유 주식량은 154만2783주다. 원화 기준 약 2005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식품 제조업체 시총 4위는 코카콜라 컴퍼니와 함께 탄산음료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펩시코’다. ‘펩시’로 유명한 펩시코의 시총은 9일 뉴욕증시 기준 원화 약 318조5266억원이다. 펩시코는 대표상품인 ‘펩시’ 이외에도 ▲트로피카나 ▲게토레이 ▲치토스 ▲도리토스 등 다양한 제품들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 펩시콜라 국내 판권을 보유한 기업은 롯데칠성음료다. 올해 6월 기준 펩시코의 최대주주는 미국의 전문투자자문사인 뱅가드그룹(9.36%)이다.
펩시코 역시 코카콜라와 동일하게 전문 경영인체제를 고집하고 있다. 현재 펩시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라몬 라구아르타(Ramon Laguarta)’ 회장이다. 올해 10월 기준 라몬 라구아르타가 보유한 펩시코 주식량은 31만757주다. 원화 기준 약 714억7400만원 규모다. 196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그는 바르셀로나 ESADE 대학에서 경영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곧바로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국제 경영 석사 학위를 추가 이수했다. 그는 펩시코에 입사하기 전 막대 사탕으로 유명한 스페인 다국적 회사 츄파춥스에서 근무했다.
1996년 펩시코에 입사한 그는 유럽 사업부문 등을 비롯해 다양한 직책을 역임했고 2015년부터는 펩시코 유럽 및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ESSA) 부문 CEO를 지냈다. 특히 2010년 러시아 유제품 및 주스 회사인 Wimm-Bill-Dann의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8년 펩시코 그룹 CEO 자리에 오른 뒤 2019년 회장직에 임명됐다. 스페인 출신으론 처음으로 미국 대형 다국적 기업 회장에 오른 것이다.
글로벌 식품 제조업체 시총 5위는 ‘몬델리즈 인터네셔널(이하 몬델리즈)’이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몬델리즈는 초콜릿, 쿠키, 분말 음료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대표상품으로는 ▲오레오 ▲리츠 ▲호올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등이 있다. 몬델리즈는 과거 크래프트푸드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몬델리즈의 최대주주는 뱅가드그룹(9.12%)이다.
현재 몬델리즈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더크 반 데 푸트(Dirk van de Put)’ 회장이다. 올해 3월 기준 그가 보유한 몬델리즈 주식은 24만4553주로 원화 기준 약 241억원 규모다. 1960년 벨기에 메헬렌에서 태어난 그는 겐트 대학교에서 수의학 학위를, 앤트워프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반 데 푸트는 애완동물 사료업체 막스를 시작으로 코카콜라, 다논(프랑스 식품회사) 등을 거치며 식품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이어 스위스 제약 회사인 노바티스 글로벌 사업부장으로 발탁된 후 얼마 안가 CEO에 선임됐다. 2010년 그는 캐나다 식품회사인 멕케인 그룹 CEO로 스카우트돼 감자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다양한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며 회사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글로벌 식품업계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인정받은 그는 2017년 몬델리즈 CEO로 스카웃됐고 1년 만에 회장직에 오르며 지금까지 몬델리즈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식품 사업에서 음료는 타 제품에 비해 생산비용이 적게 들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세계화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유통절차가 까다로워 대기업이 아닌 이상 음료 사업을 단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대다수 사람들이 하루에 먹는 음식 섭취량보다 음료 섭취량이 많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마진 또한 높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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