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케이뱅크...신용대출·마통 가산금리 잇따라 인상

금융위원장의 은행권 대출 가산금리 인하 요청 하루 만에 금리 인상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시중은행들이 새해 들어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오히려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특히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에 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주문한 바로 다음 날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인상, 금융 당국의 방침을 무색하게 했다.

케이뱅크 본사. / 케이뱅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가산금리를 각각 0.3%p씩 인상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15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가산금리를 0.5%p씩 올렸다. 이어 21일에 마이너스통장 가산금리를 0.3%p 인상했는데 불과 이틀 만에 가산금리를 추가로 올린 것이다. 마이너스통장 가산금리는 이달에만 무려 1.1%p 높아졌다.

이에 따라 23일 기준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85∼5.91%,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5.66∼6.52%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는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연 4.303∼7.011%)과 마이너스통장(연 5.081∼7.061%) 최저금리는 물론 토스뱅크의 신용대출(연 4.71∼15.00%), 마이너스통장(연 5.09∼13.37%) 최저금리와 비교해도 높다.

뿐만 아니라 케이뱅크는 지난 21일 아파트담보대출 가산금리도 0.05∼0.06%p 인상했다. 작년 12월 17일 아파트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19%p(6개월 변동 0.19%p, 5년 주기형 0.06%p) 올린 후 한달 만에 또 다시 인상한 것이다.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6개월 변동금리가 연 4.09∼6.94%, 5년 변동금리가 연 3.80%∼5.98%로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금리(6개월 변동 연 4.239∼6.795%, 5년 변동 연 3.735∼6.082%)와 비슷하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가산금리 인하 속도나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은행들이 새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6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기업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 금리 전달 경로와 가산금리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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