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는 우리” 한미반도체…한화세미텍에 본안 소송으로 정면 대응

서종갑 기자 2026. 4. 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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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공정 장비인 열압착(TC) 본더를 둘러싸고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업체 간의 특허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TC 본더 1위 업체인 한미반도체(042700)는 최근 한화세미텍(구 한화정밀기계)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을 두고 "후발 주자의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행위"라며 강력히 법적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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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비침해 명백, 근거 자료 충분
한화세미텍 SK하닉 납품하며 갈등
곽동신(왼쪽 네 번째부터) 한미반도체 회장과 故 곽노권 창업자(회장)가 2016년 7월27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듀얼 열압착(TC) 본더(DUAL TC BONDER) 출시를 기념해 주먹을 쥐고 촬영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공정 장비인 열압착(TC) 본더를 둘러싸고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업체 간의 특허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TC 본더 1위 업체인 한미반도체(042700)는 최근 한화세미텍(구 한화정밀기계)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을 두고 “후발 주자의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행위”라며 강력히 법적 대응할 방침이다.

한미반도체는 13일 자료를 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자료를 통해 한미반도체는 자사가 2016년 HBM 생산용 TC 본더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7년 고객사에 공급하며 시장 표준을 정립한 ‘원조 기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원조 기술력을 가진 선도기업을 향한 후발주자의 근거 없는 법적 공세가 업계의 기술 혁신 생태계를 저해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법적 대응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미반도체는 “특허 비침해 사실이 명백한 만큼 소송을 단기에 끝내는 우회적 전략인 특허무효심판 대신 본안 소송 종결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세미텍이 주장하는 특허에 대해 선사용권 자료와 무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양사의 앙금이 이토록 깊어진 배경에는 SK하이닉스향 HBM TC 본더 공급 주도권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이 시장은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압도적인 1위 체제를 굳혀왔다. 그러나 한화그룹 내 반도체 장비 사업을 영위하던 한화정밀기계가 HBM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발맞춰 자체 장비 개발에 뛰어들면서 굳건했던 시장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소송전의 포문을 연 건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024년 12월, 한화의 장비가 자사의 2모듈·4헤드 구조 등 핵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화 측은 한미반도체 소송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난해 초 사명을 한화세미텍으로 변경하고 같은 해 3월 SK하이닉스에서 TC 본더를 납품키도 했다.

SK하이닉스 공급망에 안착한 한화세미텍의 반격도 거셌다.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5월 TC 본더 특허 자체가 무효라며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오히려 한미반도체의 HBM3E(5세대)용 TC 본더가 플럭스 도포와 검사 관련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역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양측의 갈등은 이달 9일,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맞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며 양측 변호인단이 정면충돌하는 2막으로 접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미반도체의 강경한 입장 발표가 한화 측 맞소송 첫 변론기일 직후에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세미텍의 역공을 조기에 차단하고 시장 내 ‘원천 기술 보유 기업’ 지위를 사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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