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환급은 '보너스'…삼성SDI, 본업 회복에 7분기 만의 흑자 기대

삼성SDI의 ESS(에너지저장장치) / 사진 제공=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시작된 적자 고리를 끊고 이르면 올해 2분기 영업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배터리와 미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도 회복하면서 관세 환급 없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부진 상쇄한 ESS…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영업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을 212억원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3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고 IM증권은 영업이익 70억원을 전망했다. 이들의 전망이 현실화하면 삼성SDI는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삼성SDI는 2024년 4분기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뒤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1조7224억원에 달했다. 다만 손실 규모는 지난해 3분기 5913억원을 정점으로 4분기 2992억원, 올해 1분기 1556억원까지 점차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조57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64.2%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2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는 핵심 근거는 배터리 사업의 제품 구성 변화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ESS와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판매가 늘면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3월 미국 에너지 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ESS용 각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BBU(배터리백업유닛)와 UPS(무정전전원장치) 수요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BBU는 서버 랙에 전력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전력을 공급하고 UPS는 정전 때 데이터센터 설비의 가동을 유지한다. AI 연산량과 전력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배터리 수요도 커진다.

시장에서는 삼성SDI의 데이터센터용 ESS 매출 가운데 BBU와 UPS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품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본다. 삼성SDI도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ESS와 UPS, BBU, 전동공구용 배터리 수요 회복을 손실 축소 요인으로 꼽았다. 1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61% 감소했다.

삼성SDI SBB(Samsung Battery Box). / 사진 제공=삼성SDI

공장 가동률 상승에 관세 환급까지…흑자전환 힘 실려

미국 ESS 사업 확대도 수익성 개선을 이끄는 요인이다. 삼성SDI는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현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생산라인 가동률이 높아지면 고정비 부담이 줄고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수혜도 확대된다. 동시에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현지 고객사에 공급하면 관세와 물류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회복 조짐도 흑자전환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이 늘면 유럽 생산거점인 헝가리 공장의 가동률이 상승한다. 생산량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더 많은 제품에 분산할 수 있어 배터리 한 개당 원가 부담이 낮아진다.

관세 환급은 흑자 폭을 키울 수 있는 추가 변수다. 삼성SDI가 과거 미국에 수출한 ESS 제품과 관련해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으면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관세 환급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환급 규모와 회계상 인식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SDI가 2분기에 흑자로 돌아서면 회사가 제시한 하반기 흑자전환 목표를 한 분기 이상 앞당기게 된다. 삼성SDI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요 시장의 수요 회복과 신규 프로젝트 양산, 국내외 ESS 사업 확대를 토대로 하반기 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올해 초 약속드린 대로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