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일자리 뺏긴 청년들, 물류센터로
내년 최저임금 인상 예고… 매장 무인화↑
20~30대 청년층 아르바이트 구인난
시급 높은 단기 알바 관련 문의 증가
정부의 내년 최저임금 인상 예고로 일자리가 서빙 로봇, 키오스크로 대체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일감를 찾기 위한 청년층의 움직임이 지역 물류센터로 향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물류센터가 모여 있어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의 전유물이었던 커피숍, 식당가 등에서 키오스크나 로봇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자 시급보다 높은 일당과 단기간만 일할 수 있는 물류센터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18일 물류 업계 등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물류 센터 등 단기 아르바이트 관련 문의가 늘었다.
물류 업계 인력 한 관계자는 "최근 방학 기간까지 겹치면서 단기간 일하는 청년층의 물류 관련 아르바이트 문의가 늘고 있다"며 "30명 중 10명가량이 20~30대일 정도로 문의를 하는 인력이 연령대도 젊어졌다"고 말했다.
인력 업체도 편의점, 식당가, 커피숍 등에서 인간이 해야 할 일들이 키오스크나 로봇들로 전환되면서 평균 시급보다 높게 책정해주는 물류 센터, 건설 업체 등 아르바이트에 청년층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대학생 A모(23) 씨는 "적성에 맞으면서 돈까지 벌을 수 있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싶어도 키오스크가 설치되면서 사람을 뽑지 않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시급이 높은 물류센터 등으로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청년층들이 아르바이트 구인난을 겪게 된 배경 중 하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예고가 한 몫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 30원으로 올해보다 1.7% 오르자, 장기화된 경기 불황과 고물가에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자영업자들은 일자리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
최저시급 보장, 휴게시간 의무화, 주휴수당 등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사업장은 사업자가 직접 일하거나 로봇, 키오스크 등을 배치, 설치하면서 고용을 줄였다.
이로써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생 등 취약계층들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청년층의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선택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돼선 안 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며 "영세한 장영업자들은 비용 부담을 견디기가 어려워 인력 충원 등에 고민이 되는 환경에 놓일 수 있다보니 지자체나 중앙 정부에서 임금 인상분에 대한 재정 지원이나, 일자리 창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구 기자 artsvc3@cctoday.co.kr
#대전
Copyright © 충청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