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텍이 선보인 UMPC ‘존’, 어딘가 아쉽다

(출처: 조텍)

밸브(Valve) 스팀덱 성공 이후 이와 비슷한 UMPC(Ultra Mobile Personal Computer)가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에이수스와 레노버가 대표적이다. 에이수스는 지난해 엘라이를, 올해 개선판인 엘라이 X를 출시했다. 레노버는 지난해 말 리전 고라는 고사양 UMPC를 선보였고, 현재 체급을 낮춘 보급형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외 MSI는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UMPC를 출시했다. 스팀덱 이전부터 휴대용 콘솔을 만들어 온 아야네오는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UMPC가 예상 외로 큰 인기를 구가하면서,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UMPC에 눈독을 들이는 중이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제조사 겸 미니PC 제조사로 유명한 조텍(Zotac)도 그중 하나다.

조텍, 윈도우 기반 UMPC 출시

8월 19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TomsHardware)는 조텍이 ‘존(Zone)’이라는 새로운 UMPC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존은 여타 UMPC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디자인부터 사양, 출시 가격까지 앞서 출시된 다른 UMPC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굳이 비교하자면 에이수스 엘라이와 유사한데, 시장을 선점한 제품과 경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조텍)

먼저 디자인은 전형적인 UMPC다. 가운데 7인치 화면이 위치하고, 좌우에 컨트롤러가 있다. 화면 바로 좌우에 조이스틱 컨트롤러가 두 개 있다. 좌측에는 화살표 모양 패드, 우측에는 네 개의 버튼이 위치한다. 조이스틱 아래에는 터치패드가 있는데, 이는 스팀덱과 비슷하다. 스팀덱 역시 조이스틱 바로 아래에 각각 두 개의 터치패드를 지니고 있다.

사양은 크게 특출난 점이 없다.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제품보다 특별히 앞서가는 부분도 보이지 않는다. UMPC의 두뇌 프로세서는 AMD 라이젠 8840U를 탑재했다. 이는 다른 제품이 주로 사용하는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과 비슷한 체급을 지녔다. Zen 4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8코어 16스레드, 최대 5.10GHz 최대 클럭을 지원한다는 점이 같다.

그래픽처리장치(GPU)도 거의 동일하다. 존은 라이젠 8840U에 탑재된 라데온 780M을 사용한다. 에이수스 엘라이에 들어간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은 라데온 780M 커스텀 버전을 품고 있다. 즉 두 제품 그래픽처리 성능은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라데온 780M은 옵션을 타협하면 최신 AAA급 게임까지 구동할 수 있는 고성능 제품이다.

(출처: 조텍)

그 외 사양도 평범한 수준이다. 램(RAM) 용량은 LPDDR5X 16GB, 저장 용량은 512GB로 M.2 PCIe 4.0 2280 SSD 규격을 사용한다. 램 용량은 조금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낮지도 않다. M.2 2280은 크기가 크지만 발열 관리에 용이하며, 다른 컴퓨팅 기기와 호환성이 좋아 최근 UMPC에 탑재되는 추세다. 배터리 용량은 48.5Wh로, 다소 아쉽다.

한 가지 존이 다른 제품보다 뛰어난 점이 있다면 디스플레이다. 보통 UMPC는 LCD를 탑재하는데, 존은 AMOLED 패널을 선택했다. 보다 나은 색 표현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존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DCI-P3 100%, sRGB 150% 이상 색을 표현할 수 있다. 단 이외 디스플레이 사양은 1080p 해상도에 120Hz 주사율로 평범하다.

최신 제품과 비교하면 아쉽다

윈도우 기반 UMPC 대표주자는 에이수스 엘라이다. 이에 조텍 존은 출시부터 엘라이와 많은 부분이 비교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1세대 엘라이와 대비 존은 크게 모자란 부분이 없다. 그러나 올해 출시된 개선판인 엘라이 X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꽤 보인다.

엘라이 X (출처: 에이수스)

가장 아쉬운 점은 배터리 용량이다. 조텍 존 배터리 용량이 48.5Wh에 불과한 데 반해, 엘라이 X는 80Wh에 달하는 용량을 지녔다. 엘라이 X가 이처럼 큰 배터리를 탑재한 건,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일반 엘라이는 40Wh 배터리를 사용했는데, 사용 시간이 1~2시간에 불과해 큰 비판을 받았다. 존 역시 짧은 사용 시간으로 지적받을 가능성이 높다.

램 용량, 저장 용량도 엘라이 X에 미치지 못한다. 엘라이 X는 24GB 램에 1TB M.2 2280 SSD를 탑재했다. 존에 비해 램 용량은 8GB, 저장 용량은 두 배 더 많다. 이 역시 엘라이 1세대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이전 엘라이는 16GB 램에 512GB 저장 용량을 지녔다. 조텍 존과 완전히 사양이 같았던 것이다.

문제는 출시 가격이 같다는 것이다. 조텍 존, 엘라이 X 모두 799달러에 출시됐다.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존이 앞서는 부분이 없는데, 구매가는 똑같은 것이다. 게이머 입장에선 훨씬 좋은 사양을 지닌 엘라이 X 대신 존을 택할 이유가 없다. 하드웨어 사양과 실제 사용성이 다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로는 존이 앞서는 부분이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