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성병관리소 철거 반대 문화제 "아픈 역사 현장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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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반대하는 문화제가 1일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 주차장에서 열렸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등 6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주최한 문화제에서는 공연과 발언, 평화의 꽃 달기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다.
동두천시는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2월 성병관리소 건물과 땅을 매입했으며 이달 중 업체를 선정해 철거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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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반대하는 문화제가 1일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 주차장에서 열렸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등 6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주최한 문화제에서는 공연과 발언, 평화의 꽃 달기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다.
동두천 성병관리소에 수용됐던 한 여성은 이날 얼굴을 가리고 나와 "가난한 나라에서 형제들은 많고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해 그래도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기지촌에서 일했다"며 "21살 어느 날 밤 길을 가다가 승합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검진증을 요구했는데 없다고 하자 차에 태웠고 다른 언니들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두려움에 떨면서 도착한 곳은 산속 성병관리소였고 건물 2층 지저분하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잤다"며 "다음날 산부인과 검진 결과 성병에 안 걸렸는데도 페니실린 주사를 맞아 기절할 정도로 아프고 다리에 쥐가 나 걷지 못할 지경인데도 일주일 동안 원숭이처럼 갇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병관리소 철거는 기지촌 여성들을 강제로 가둬놓고 감시하던 증거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저 건물을 바라볼 때 가슴 저리게 아프지만 후대를 위해 남겨 그것을 보여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참석자들은 "옛 성병관리소를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역사문화·평화공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개발사업을 위해 서둘러 역사유산을 철거하면 복원할 수 없는 역사 환경 파괴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는 6·25 전쟁 뒤 미군 상대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자 1973년 당시 정부가 성매매 종사자들의 성병 관리를 위해 소요산 입구에 설치했으며 1996년 폐쇄됐다.
동두천시는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2월 성병관리소 건물과 땅을 매입했으며 이달 중 업체를 선정해 철거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두고 소요산 관광지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로 반기는 반면 공대위는 아픈 역사 현장인 만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 달 넘게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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