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 한강에서 치맥을? 이게 되네...
안녕하세요 독자님, EFG 에디터 브랜디입니다. 오늘은 아주 가볍고 재밌는 이야기를 들고 왔는데요. 사실 저는 맛에 아주 진심인 편이에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일상의 큰 낙 중 하나고, 주변인들에게 ‘먹는 거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같이 밥 먹으면 입맛이 살아난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자주 가는 식당 사장님이 매번 잘 먹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서비스를 주신 적도 여러 번 있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런 제가 이엪지에서 한 번도 비건 맛집 이야기를 한 적이 없더라고요..? 😮 그래서 오늘은 서울의 비건 맛집을 소개해 보려고 하는데요, 맛집이 어디 한두군데여야 말이죠..(행복) 도저히 추릴 수가 없어서 테마를 정해봤어요. 오늘의 테마는 <비건은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음식을 선물해준 식당들>! 반응이 좋으면 다른 테마, 다른 지역편도 제작해볼게요. 🙂 그럼 START!
(제목의 식당 이름을 클릭하면 카카오맵으로 넘어갑니다.)
🥡 국내 유일 비건 라멘 : 가치한끼
지난 4월 3일에 발행한 ‘3년만에 떠난 해외에서 유토피아 만난 썰’이라는 콘텐츠에서 제가 일본 라멘을 정말 좋아한다는 얘길 한 적 있죠. 그런데 한국에는 비건 라멘을 파는 곳이 없어서 근 4년간 한 번도 못 먹다가, 출장으로 간 시드니에서 라멘을 4번이나 먹고 왔어요.😅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망원동에 비건 라멘을 파는 곳이 생겼지 뭐예요? 서울 제기동에 있던 식당인 ‘가치한끼’가 망원동 슈퍼스티치에서 팝업식당을 열게 되면서 새롭게 추가한 메뉴 중 하나인데요. 기존의 가치한끼 메뉴들도 정말 맛있었지만, 비건 라멘은 정말 센세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예요. 양도 많고 맛도 있는데, 국물도 면도 좋았지만 특히 두부로 만든 차슈는 추가해서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게다가 가격은 9,900원! 일반 라멘보다 훨씬 더 싼 가격이죠. 😮 (사장님 괜찮으신가요..)
사이드 메뉴 야채꼬치는 가치한끼의 대표메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맛이니, 라멘과 야채꼬치를 같이 먹어보는 것도 추천드릴게요. 이외에도 떡볶이, 냉국수, 치킨, 오꼬노미야끼, 텐동 등을 모두 비건으로 만나보실 수 있는 곳! 8~9월 정도까지만 운영되는 팝업식당이니 아직 가보지 않읏 분들은 어서어서 가보시길 바라요!
(1층에 위치해 있지만 계단이 있어 휠체어 접근은 어려워 보입니다. 😥)
🍔 브랜디의 최애 버거집 : 스타일비건
사실 이제는 국내에도 비건 버거를 파는 곳이 꽤 많아졌어요. 연남 , 이태원 의 플랜트, 잠실의 고든램지버거 , 노브랜드의 베러버거 (*참고로 노브랜드 버거는 SPC의 빵으로 만들어집니다.) 등등.. 그래서 비건 버거를 봐도 놀랍거나 신기하지는 않으실 텐데요. 그래도 제 부동의 원픽을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 강남구청역 근처에 위치한 스타일비건! 제가 스타일비건 버거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패티에 있어요. 꽤 많은 곳에서 버거를 먹어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스타일비건과 같은 패티 맛을 내는 곳은 없었거든요. 사실 저는 갈 때마다 버거만 먹어서 잘은 모르지만 여긴 피자 맛집으로도 유명해요. 반반 피자가 가능하고, 토핑이 많이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죠. 또 밀크쉐이크도 논비건의 것과 전혀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맛이 진하더라고요. 단점이라면.. 가격이 좀 비싸고, 식사 할 때마다 맥주가 매우 땡기는데 논알콜맥주만 판매한다는 점..? 😅
(역시 1층에 있지만 좁은 계단을 거쳐야 해서 휠체어 접근은 어렵습니다. 😥)
🍤 닭갈비에 칠리새우까지 : 카페시바
너무 유명한 식당이라 넣을까 말까 고민하긴 했는데, 오늘의 테마에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 소개할게요. 숙대입구역 근처의 카페시바에서는 무려 닭갈비, 찜닭, 양념치킨, 칠리새우 등등을 비건으로 먹을 수 있어요. 특히 슈양후(슈프림양념후라이드) 라고 불리는 버섯치킨이 베스트 메뉴죠. 이런 음식을 비건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도 신기하지만 밥, 면, 버거, 튀김 등 메뉴 종류의 폭이 넓고, 뭘 시켜도 실패가 없을 정도로 맛이 훌륭해서 비건 음식을 많이 접해본 적 없는 논비건 분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이에요. 제 최애 메뉴는 김치나베파스타와 칠리새우! 아직 안 드셔 보셨다면 꼭 드셔보세요. 😋
(휠체어 접근도 가능해요!)
🍻 비건은 안주 뭐 먹냐고? : 미스터리
비건하면서 은근히 많이 들어본 말이 '술은 먹어?'인데요, ‘안주는 뭐 먹냐’는 질문도 종종 세트로 듣곤 했어요. 저는 보통 전집을 많이 가고, 배가 크게 고프지 않다면 사이드 메뉴인 감자튀김을 먹거나, 정말 먹을 게 없을 때는 국물요리에서 면만 건져 먹기도 해요. 그런데 사실 서울에는 비건 메뉴가 제공되는 술집이 몇 곳 있답니다! 그중 신촌역 근처에 위치한 미스터리는 안주 가성비도 좋고, 술도 다양하고 적당히 어두운 데다 분위기도 좋아요.
주문할 때 신청곡도 같이 받는데, 손님들의 선곡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죠. 여기는 올리브랑도 자주 가는데요, 저희는 항상 2층 난간 앞자리에 앉곤 해요. 술집 1층 뷰를 보며 마시는 술이 꽤나 낭만적이더라고요. 😙 안주는 정말 다 맛있지만 비건고기볶음면을 강추!하고 싶어요. 그나저나 모든 술집에 비건 메뉴 하나씩은 꼭 만드는 법이 정말 필요해 보이지 않나요..? 비건도 편안하게 술 즐길 권리를 달라! 💪
(지하에 위치해 있어 휠체어 접근은 어렵습니다. 😥)
🍲 비건도 국밥 한그릇 뚝딱! : 엄마식탁
자주 다니는 거리에 있지 않은 식당이라 2번밖에 안 가보긴 했지만, 여기서 먹은 국밥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큰 기대 없이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렀던 곳이라 그런가, 국물을 처음 들이키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이 커지고 정말 맛있을 때만 나오는 진실의 미간이 나타나더라고요. 이 맛을 올리브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한 번 더 찾아갔는데, 절망적이게도 국밥 재료가 모두 소진되어서 어쩔 수 없이 과일비빔면이라는 메뉴를 먹었어요. 근데 이 비빔면도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더라고요. 과연 다른 메뉴는 어떨까요..? 모든 비건 메뉴를 정복해 보고 싶은 식당 중 하나로 등극! 👊
(1층에 위치해 있지만 문 안쪽으로 계단이 있어서 휠체어 접근은 어려워요)
🍗 한강에서 치맥 즐기는 비건 어떤데 : 뱀파이어치킨
요즘 핫한 유튜브 채널 '조현아의 목요일 밤 '에도 나온 뱀파이어치킨이 오늘의 마지막 추천 식당이에요. 사실 비건 치킨은 이제 웬만한 비건 식당에 다 있을 정도로 흔해진 메뉴인데요. 이곳의 특별한 점은, 첫째, '비건 치킨 메뉴가 있는 곳'이 아니라 '비건 치킨집'이라는 점. 둘째, '밤 11시까지 배달이 가능한 배달 전문점'이라는 점이에요. 물론 아직은 강남에만 위치해 있어 그 주변 거주자가 아니면 배달을 이용하기는 어렵지만요.. (더 많은 매장 기원..🙏)
저 역시 배달 가능 지역에 살고 있지 않지만, 밀로 만든 대체육은 먹어본 적이 없고, 친구가 보여준 사진이 너무 먹음직스러워서 얼마 전에 올리브와 함께 먹어보았어요. 가게 내부에서 먹을 만한 공간은 없어서 배달이 가능한 잠원한강공원으로 주문했죠. 개인적으로는 갈릭 치킨은 조금 물리는 맛이었는데, 파닭과 양념 치킨은 계속 들어갈 정도로 맛있었어요. 핫바베큐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많이 맵다고 하니 주의!
사실 뱀파이어치킨을 추천할 때는 '맛있는 비건 치킨이 있다'는 점보다 '비건도 친구와 한강에서 치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 비건들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즐기는 행동을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길 가다 발견한 포장마차에서 간식 먹으며 몸을 녹인다거나, 친구들과 여행 가서 바베큐파티를 즐긴다거나...
이런 행동이 싫어서 비건이 된 건 아닌데,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했던 일상의 즐거움이 있죠. 그래서 한강에서 치킨을 먹는다는 게 참 어색하면서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어요. 소외감만 잔뜩 느끼다가 오랜만에 사회에 소속되는 느낌이 들어서였겠죠. 독자님도 날씨 좋은 날 지인들과 이 근처에 갈 일이 생긴다면 당당하게 제안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 오늘 한강에서 치맥하자!😆🍻"
(휠체어 접근 가능합니다. 🙂)
오늘은 이렇게 제가 아끼는 식당들을 차근차근 소개해 보았는데요, 독자님도 기회가 되면 꼭 방문해보시고 후기도 알려주세요.😋 아래 댓글창을 통해 독자님이 꼭 추천하고 싶은 비건 식당도 알려주시면, 한 번에 모아서 공유해 보는 시간도 마련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
우리가 만드는 비건적 태도, EFG(이엪지)
다채로운 비거니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비거니즘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채식? 🥦 아니면 비건 화장품? 💄
EFG는 채식이라는 식습관이나 소비에 한정되지 않은 비거니즘을 이야기합니다.
‘비거니즘이 생각보다 먼 얘기가 아니네?', '저런 것도 비거니즘과 연결되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색다른 관점과 태도, 실천을 제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