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로 메모리 가격 후려치고 이제와서 징징”…애플 저격한 마이크론 CEO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7.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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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
고객사 애플 가격 후려치기 영향
2023년 메모리값 3분의 1 폭락
메모리 업계 투자여력까지 사라져
“가격 인하 압박이 공급 부족으로”
마이크론 CEO, 애플 저격…“고객사의 가격 후려치기가 메모리 대란 불렀다” [그림=챗GPT]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불거진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를 두고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가 고객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일부 대형 고객사의 과도한 가격 인하 압박이 업계의 생산설비 투자를 위축시켰고, 결국 AI 시대의 공급 부족을 키웠다는 것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 30일(현지시간) CNBC ‘매드머니(Mad Money)’에 출연해 “최근 메모리 수급 불균형은 공급업체만의 책임이 아니다”며 “일부 고객들이 업계 가격을 지나치게 끌어내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3년 메모리 가격은 이전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고 기업들은 돈을 벌지 못했다”며 “그 결과 업계의 투자 능력이 크게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업계는 2023년 PC와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당시 D램과 낸드 가격이 급락하면서 주요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신규 공장 투자도 대폭 축소됐다. 실제 마이크론의 2023회계연도 매출총이익률은 마이너스 7.3%를 기록했으며, 설비투자는 전년도 121억달러에서 77억달러로 36% 감소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기업들이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생산능력에 투자할 수 없었다”며 “이것이 업계 전체의 투자 역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마이크론도 투자를 줄이기는 했지만 생산시설과 기술 개발은 계속 이어갔다”며 “이 같은 결정이 현재 AI 시대의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는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들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메흐로트라 CEO는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수년이 걸리고 차세대 메모리 제조 공정도 훨씬 복잡해졌다”며 “메모리 공급 부족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회사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총 2000억달러 규모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와 뉴욕주 시러큐스에 신규 메모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보이시 공장에서는 내년 중반부터 첫 제품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보이시 용지에 2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발언은 최근 애플과 마이크론 사이에서 벌어진 ‘메모리 가격 책임 공방’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앞서 팀 쿡 애플 CEO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이 급등하면서 맥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 수밋 사다나는 일부 대형 고객이 2023년 메모리 가격을 지나치게 낮추도록 압박해 업계 투자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고객사를 실명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가격 협상력을 가진 애플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메흐로트라 CEO도 이날 같은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당시 고객들조차 지금과 같은 AI 수요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메모리 공급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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