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사라졌습니다”…8조원 캠핑 시장의 몰락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거대한 캠핑 열풍의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문을 닫는 캠핑장이 줄을 잇고, 캠핑 커뮤니티에는 폐업 소식을 알리는 고백성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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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캠핑 이용자는 600만~700만 명, 전체 산업 규모는 약 7조~8조 원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2019년(399만 명)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인 팽창이었습니다.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노리고 퇴직금과 노후 자금을 모조리 쏟아부어 캠핑장 창업에 나선 은퇴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해외여행길이 다시 열리고 캠핑 열기가 급격히 식어가면서 8조 원에 달하던 캠핑 제국이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1. 폐업은 늘고 개업은 줄고… 고사하는 캠핑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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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의 캠핑장 개·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1년간 새로 문을 연 개업 캠핑장은 371개로 전년 동기(466개) 대비 20.4% 급감했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무려 28%에 달합니다.

반면 폐업하는 캠핑장은 2022년 11월~2023년 10월 기준 54개에서 최근 같은 기간 61개로 13% 증가하며 명확한 대조를 이뤘습니다.

캠핑장을 만드는 데는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됩니다. 토지 매입에만 최소 3억~10억 원이 필요하고, 임대로 시작하더라도 매년 1,000만~3,000만 원의 임대료를 감당해야 합니다. 여기에 전기, 수도, 화장실, 데크, 조경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만 1억~2억 원이 추가되며 인허가 비용도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초기 진입비용만 최소 5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열고 난 뒤가 더 문제입니다. 매년 발생하는 전기·수도세, 쓰레기 처리비, 인건비 등 고정 운영비만 2,000만~5,000만 원에 달하며, 5억 원을 대출받아 땅을 샀다면 연 5% 금리 기준 매년 4,000만 원 안팎의 이자와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가산됩니다. 손님이 끊긴 상황에서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로 돌아오는 셈입니다.

2. 알리·테무 직구 습격과 용품 업계의 실적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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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수요 감소의 직격탄은 용품 산업으로도 퍼졌습니다. 텐트, 테이블, 버너 등 장비를 완비해야 하는 전통적 캠핑 대신 차박이나 글램핑처럼 '장비 의존도가 낮은' 형태가 주류로 자리 잡은 데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저가 직구가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의 소비 기반이 붕괴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해외 직구 거래액은 7조 9,5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아웃도어·캠핑 브랜드들의 실적도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코베아: 2024년 매출액 2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 당기순손실은 27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습니다.

헬리녹스: 2022년 매출 770억 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으나, 2024년에는 매출 412억 원으로 단 2년 만에 반토막(-46.5%)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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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금 63억 투입된 공공 캠핑장의 적자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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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는 민간에 그치지 않고 지자체 공공 영역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태백시는 과거 캠핑 열풍에 맞춰 황지동 함백산 자락에 자동차형 14면, 텐트형 16면 등 총 30면 규모의 공공 캠핑장을 조성했습니다. 도비와 시비를 합쳐 캠핑장 조성에만 54억 원 이상이 투입됐고, 인근 하천 정비에도 9억 원 등 총 63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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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긍하기 힘든 적자 구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태백시설관리공단 위탁 운영비로 매년 약 2억 원의 혈세가 지출되어야 하지만, 외부 분석 결과 연간 예상 수입은 약 1억 2,000만 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마저도 성수기 평일·주말 100%, 비수기 8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해야 겨우 맞출 수 있는 비현실적인 수치입니다. 인근 지역에 민간 및 공공 캠핑장이 이미 과포화되어 있어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결론: 거품이 꺼진 캠핑 시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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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재개, 중국산 저가 직구의 공습, 차박·글램핑 중심의 트렌드 변화 등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캠핑 시장의 거품이 한꺼번에 꺼지고 있습니다.

진성 마니아층 중심의 캠핑 문화는 꾸준히 이어지겠지만, 과거처럼 노후 자금까지 털어 넣으며 '묻지마 창업'을 이어가던 호황기는 다시 찾아오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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