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방제, 생육 단계별로 써야 효과↑...농진청, 지침서 개발
수박의 자람 정도 따라 가장 효과적인 방제법을 알려주는 생육 단계별 맞춤형 미생물 방제법이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아주심기 전 육묘 단계부터 수확할 때까지 수박 생육 단계별로 최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미생물제 맞춤 처리 방안을 구축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미생물제는 작물의 생육 증진, 환경 스트레스 저감, 병해충 방제 등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개발돼 재배 지역, 재배 방식, 생육단계 등에 따른 차이에 모두 대응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수박 생육 단계별 미생물제 맞춤 처리 방안을 구축하고 일반 수박 재배 농가(경북 봉화), 유기농 수박 재배 농가(충북 충주) 두 곳에 적용했다.
연구팀은 두 농가 모두에 농진청에서 개발한 '메소나'를 물과 함께 준 후 아주심기 했다. 아주심기 직후 저온 스트레스를 줄이고 초기 생육을 좋게 하고자 '뿌리고'와 메소나를 1~2주 간격으로 물과 함께 줬다.
그 결과, 야간 저온 피해가 약간 있었음에도 미생물제를 처리하지 않은 수박보다 초기 생육이 12~17% 증가했다.
연구팀은 또 유기농 수박 재배 농가에서는 아주심기 후 잎과 줄기가 자라는 시기에 발생하는 진딧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콜레마니진딧벌, 진디혹파리 등의 천적과 진딧물 방제용 미생물제인 '참총충'을 번갈아 투입했다.
열매가 열리는 5월 중순 천적과 미생물제를 함께 처리한 수박에서 진딧물 밀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진딧물 피해 잎은 47%, 진딧물 분비물이 묻은 수박은 약 80% 이상 감소했다. 수박 무게와 크기는 23% 정도 증가했다.
꽃이 필 때 미생물 농약 탑시드를 1주 간격으로 3회 물과 함께 준 결과 덩굴쪼김병 발병률이 55~75% 줄었다. 덩굴쪼김병은 수박 재배 농가에서는 이어짓기할 때 자주 발생한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생육 단계별 미생물 맞춤 종합 처리 지침서를 만들어 내년 하반기부터 수박 재배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새로 확립한 방제법을 수박 재배 농가에 전수해 병해충 피해를 줄이고 과실 상품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
- 김상범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장 -
한편, 수박은 대표적인 여름 박과 채소 중 하나다. 2022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총 재배면적은 1만 1276헥타르(ha), 생산량은 48만7167톤으로 과채류 중 가장 많이 재배된다.
올해 초 수박 재배가 시작될 때 강수량이 늘고 일조량이 부족해 생육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는 수박 아주심기 이후 초기 생육에 영향을 끼쳤다. 오랜 기간 수박을 이어짓기한 시설 재배지에서 토양병이 보고됐으며, 진딧물, 바이러스 피해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