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자산·학력 높은 ‘신노년층’…“재산 ‘장남’ 안 주고 쓰고 간다”

반기웅 기자 2024. 10. 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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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노인이 취업 지원관련 안내문을 읽어보고 있다. 이준헌 기자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재산 상속 등에 대한 가치관도 이전과는 달라진 ‘새로운 노년층’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년만에 재산을 장남에게 더 많이 상속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반토막나고,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는 비율은 노인 4명중 1명으로 늘었다. 노인들은 71.6세는 되어야 노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노년층 편입으로 ‘신 노년층’이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인가구 연간 소득 ‘3469만원’ 부동산 ‘3억1817만원’

보건복지부가 16일 낸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노인 가구의 연 소득은 지난해 3469만원으로 2020년보다 442만원 늘었다. 금융 자산 규모도 4912만원으로 1699만원 늘었고, 부동산 자산 규모는 3억1817만원으로 2020년 2억6183만원보다 5634만원 늘었다. 노인의 소득과 자산 모두 2020년 조사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노인실태조사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2008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전국 65세 이상 노인 1만78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인 세대의 교육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고졸 비율은 2020년 28.4%에서 지난해 31.2%로 2.8%포인트 증가했다.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도 2020년 5.9%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7.0%를 기록했다.

일하는 노인 비중은 39%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하는 노인 비중은 2014년 28.9%에서 2017년 30.9%, 2020년 36.9%로 오르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일자리는 단순 노무가 33%로 가장 많았고, 농림어업 숙련노동(20.3%), 서비스 종사자(14.4%), 판매 종사자(12.5%) 순이었다.

“장남에게 상속 21.3%->6.5%”

노인의 기준 연령, 재산 상속 방식 등 가치관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은 평균 71.6세로 2020년 70.5세보다 1.1세 상승했다. 전체 노인의 79.1%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재산 상속 방식을 보면, 응답자의 51.4%는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이라고 답했고 이어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 24.2%, ‘부양을 많이한 자녀에게 많이 상속’ 8.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8년 9.2%로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 비중은 2014년 10%대를 넘어선 뒤 2020년 17.4%에서 지난해 24.2%로 큰폭 상승했다. 반면 ‘장남에게 전부 혹은 더 많이 상속’하겠다는 응답은 2020년 13.3%에서 지난해 6.5%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독거노인 급증…부부 가구보다 건강·영양·생활 환경 열악

노인 가구 구성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노인 가구 형태는 부부가구(55.2%), 1인 가구(32.8%), 자녀동거 가구(10.3%)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1인 가구(독거노인) 비율은 직전 조사(19.8%)에서 13%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자녀와 동거하는 가구 비중은 20.1%에서 10.3%로 하락했다. 독거노인 증가로 평균 가구원 수는 2.0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

독거노인은 건강·영양·생활 등에서 다른 가구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인 가구 가운데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4.2%로 노인부부 가구(48.6%)와 비교해 낮았다.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독거노인 비율은 16.1%로 노인부부(7.8%)의 두 배에 달했다.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는 독거노인은 73.9%로 노인부부 48.1%를 앞지른 반면 영양관리 ‘양호’ 비율(54.4%)은 노인부부(71.2%)를 크게 밑돌았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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