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레미콘 8000대 멈췄다…파업 장기화땐 삼전닉스 공장도 차질
운송비 인상 등 단체교섭 요구
건설사, 레미콘 타설 일정 조정
레미콘사, 대체 인력 확보 대응
“시공 현장 레미콘 생산 허용을”
건설업계선 규제 완화 목소리
![레미콘 운송 노동조합이 사측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며 휴업에 들어간 8일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휴업에는 수도권 소속 조합원 8천명과 레미콘 운송장비는 1만1천대가 참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mk/20260608211807499shnw.jpg)
전운련은 이날 오전 8시부로 집단운송 중단에 들어가고, 서울 여의도광장 공원 앞에서 ‘2026년 단체협상 촉구, 임단협 쟁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휴업에 돌입하면서 수도권 레미콘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건설 현장으로 운반하는 차량 대부분이 운행을 멈췄다. 건설 업계에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등 대형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사비 상승 부담을 안고 있는 건설 업계의 피해도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1위인 유진그룹 등 레미콘 제조사들은 이번 운행 중단에 참여하지 않은 비(非) 전운련 레미콘 운송 사업자들을 용차(하루 단위로 고용)해 대응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소속 레미콘 운송 사업자들은 이번 운행 중단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건설노조 측 레미콘은 500대가량에 불과하다. 삼표그룹의 경우 자체적으로 보유한 레미콘 믹서트럭 수십 대를 활용하고 있다.
시공사들도 사전 대비책으로 대응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현장 시공사들은 레미콘 파업에 대비해 일정을 조정해둔 상태”라며 “파업 전 레미콘 타설이 필요한 작업은 일정을 앞당겨 진행했고, 대안 공정이 가능한 작업은 순서를 뒤로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도 비교적 단기간에 끝났던 만큼 업계에선 이번 레미콘 파업도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건설현장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막대한 양의 레미콘이 투입되는 대형 건설 현장으로, 운송 중단이 길어지면 타설 공정에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공장 건설 현장이 있는 경기 남부권은 지난 4월 기준 한 달간 18만루베(1루베는 1㎥)의 레미콘을 소비했다.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건설 현장이 있는 경기 동부권의 경우 같은 기간 32만루베의 레미콘이 사용됐다.
레미콘은 레미콘 제조 공장에서 시멘트와 골재, 물 등을 배합 플랜트에서 혼합한 뒤 믹서트럭을 통해 건설 현장으로 운반된다. 레미콘은 시간이 지나면서 굳기 시작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배합 후 90분 이내에 건설 현장에서 타설이 이뤄져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전운련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레미콘 운송 단가 결정을 위한 단체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운련은 레미콘 제조사 측이 제조사별 개별 협상만을 내세우고 있어 교섭력이 약한 권역은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수도권 12개 권역별 별도 협상을 내세우고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개인사업자 신분인 레미콘 운송 종사자는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았고, 3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전국 단위 노조 설립 필증을 교부받았다. 제조사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아직 레미콘 운송 사업자에 대한 근로자성 인정 여부와 관련해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전운련의 단체 교섭 요구는 사실상 레미콘 제조사 측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운반비 인상과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레미콘운송노조는 수도권 지역 레미콘 운송을 중단했으며, 이번 휴업에는 수도권 소속 조합원 약 8000명과 레미콘 운송장비 1만1000여 대가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뉴스1]](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mk/20260608211810162eefl.jpg)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 업계에선 건설 현장 내 레미콘 생산설비인 배치플랜트 설치 규제에 대한 완화 요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배치플랜트는 현장에서 레미콘을 직접 생산하는 설비다. 현행 제도에서는 설치 요건이 까다로워 레미콘 공급 중단 같은 긴급 상황에서도 현장 자체 생산이 쉽지 않다. 대한건설협회는 이날 정부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면서 장기화에 대비한 공급 안정화 방안으로 수도권 배치플랜트 설치 요건 완화를 건의했다.
국토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타워크레인 협상은 노사 양측이 정부에 요구하는 사안이 많아 중재가 비교적 원활했지만, 이번에는 운송 단가가 핵심 쟁점이어서 정부가 끼어들 여지가 좁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송 단가는 노사가 풀어야 할 문제인 만큼 정부로서는 양측에 대화를 독려하고 중재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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