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이 단기 투자로 벌어들인 돈이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중위권을 차지했다. 금융자산의 가치 상승에 힘입어 평가이익은 600억원 넘게 늘어났고, 이를 정리하며 실현한 이익은 2배 넘게 불어나면서 총 7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채권을 운용하며 얻은 실적은 6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증시 호황에 힘입어 가격이 크게 오른 주식과 펀드에서의 성적이 이를 보완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증권이 지난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증권(FVPL)을 통해 거둔 이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72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2.3% 늘며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FVPL 손익은 증권사의 단기 투자 성과를 살펴볼 수 있는 항목이다. FVPL은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 중에서도 단기 매매를 목적으로 들고 있는 영역이다. 관련 자산의 가치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발생한 평가손익과 이를 실제 매매하면서 생긴 처분손익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유형별로 보면 우선 자산 가치 상승에 힘입어 평가손익은 600억원가량 늘었다. 삼성증권의 FVPL 평가손익은 28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증가했다. 전체 FVPL 손익 중 39.6%에 해당하는 규모다.
FVPL을 팔아 얻은 이익 역시 2배 넘게 성장했다. 삼성증권의 FVPL 처분손익은 437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54.1% 늘었다. 삼성증권의 FVPL 전체 손익 중 60.4%를 차지했다.

항목별로 보면 채권 투자에서 올린 이익은 6분의1 수준으로 위축됐다. 지난해 FVPL 채권에서의 손익은 261억원으로 84.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처분손익은 1036억원으로 17.1% 줄었고, 평가손익은 마이너스(-)77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주식 투자에서 거둔 이익은 강세장에 힘입어 적자에서 탈출했다. FVPL 주식을 통한 손익은 89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 중 처분손익은 -430억원으로 69.2%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였고, 평가손익은 1325억원으로 54.1% 증가했다.
펀드 운용에서의 성과 역시 3배 이상 성장하며 채권 부진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FVPL 집합투자증권을 통해 올린 손익은 6114억원으로 226.7% 증가했다. 처분손익은 3349억원으로 187.1%, 평가손익은 2766억원으로 292.3% 각각 성장했다. 집합투자증권은 여러 투자자 자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
이 같은 성적은 연간 순이익 1조원 클럽 첫 진입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3757억원으로 14.1% 증가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 시장 호황에 따른 운용 수익 극대화를 통해 전체적인 투자 성과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올해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하에 삼성증권만의 리스크 관리 노하우와 수익 다변화 전략을 통해 양호한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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