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해서 1100만 봤는데... 105억원 손해본 이유
1100만 흥행 '파묘' "105억원 손해봤다"
영화 ‘파묘’가 11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 흥행하는 사이 “105억원”의 티켓 수입을 “손해봤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여성영화인모임·한국독립영화협회·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한국예술영화관협회 등 5개 영화단체가 지난 2일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하하필름스 이하영 대표는 “영화관의 입장료 배분 불공정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1990년대 말부터 영화 배급 업무를 맡아온 경험을 토대로 저서 ‘영화 배급과 흥행’을 쓴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는 이날 토론회 발제를 통해 “영화 관람료는 인상됐지만 매출액을 관객수로 나눈 관객당 평균 관람료, 즉 객단가는 감소하고 있다”면서 “영화관이 이동통신사나 신용카드사 제휴에 따른 포인트 차감 등 여러 형태의 할인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그 부담을 배급·제작사에 떠넘기고 있어 제작 및 배급사 수익은 줄고 극장 수익만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한국영화의 극장 객단가는 지난 10년 동안 상승해왔다.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시기인 2022년 1만49원으로, 2015년 7789원보다 크게 늘었다”면서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극장 수익구조가 악화하면서 영화 관람료가 오른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염병 확산 시기인 2021년 이후 객단가가 영화 관람료 인상분과 연동되지 않았고, 오히려 실제 영화관람료와 간극이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이 대표는 분석했다.
“극장 3사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지난해 여름부터 이동통신사와 신용카드사 제휴 등을 통한 할인권과 무료 초대권이 남발되는 등 극장들의 출혈경쟁이 시작”됐지만, 할인분이 실제 영화 관람료 수입에 산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극장이 이를 제작사와 배급사에 떠넘기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이 대표는 역설했다.
이 대표는 객단가 1만2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이는 “350원(영화발전기금 3%)+1165원(부가세 10%)+1만485원(세후금액)”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극장과 배급사가 각각 50%씩 나눠 갖는 한국영화 부율을 기준으로 하면 배급사는 5243원을 얻는다. 여기서 배급수수료 약 10%인 524원을 뺀 나머지 수입을 다시 투자사와 제작사사가 6:4 비율로 나눠 투자사가 4719원을 버는 구조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입 배분 구조 안에서 이동통신사와 신용카드 등 제휴를 통한 티켓 할인가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으면서 실제 객단가는 떨어지게 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파묘’의 객단가가 “281원(영화발전기금 3%)+937원(부가세 10%)+8437원(세후금액)”의 9655원이라면서 “극장과 배급사간 부율 50%를 적용한 4219원에 배급수수료 10%인 422원을 제외한 3797원이 투자배급사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1만2000원의 객단가를 적용하면 투자배급사는 4719원을 얻게 돼 “티켓 1장당 약 900원이 사라진 것”이라면서 지난 4월19일 기준 1166만여명을 기준으로 “모두 10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구조상 투자배급사의 상황도 더욱 악화하면서 “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부금 계산서상 각 금액별 원가에 대한 내용을 극장이 배급사에 명확히 밝히고 상품단가와 발권 가격의 차이를 분석, 이를 좁히기 위한 방안을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독립·예술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목소리도 높았다.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의 원승환 관장은 “이른바 성수기에 독립·예술영화는 상영 배정 차별로 인해 관객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정한 경쟁과 거래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영화산업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재정 지출 및 영화발전기금 정상화와 연간 예산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