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ERP' 영림원소프트랩, 영업익·현금흐름 '뚝'…일본서 만회할까

이미지=영림원소프트랩 홈페이지.

토종 ERP(전사적자원관리)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의 실적 상승세가 2023년에는 꺾일 전망이다.

회사의 2023년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기준 연결 매출은 408억원,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5.3%, 60.4%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경기 둔화로 인해 주요 기업들이 IT(정보기술)에 대한 투자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의 서비스는 ERP를 구축해주고 유지보수와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용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구분된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거나 연기하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비즈니스 모델(BM)이다. 회사에 따르면 4분기에는 기업들이 조금씩 IT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적된 영림원소프트랩의 실적을 뒤집을만한 극적인 매출 및 영업이익 반등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회사의 2023년 연간 매출·영업이익 규모는 2022년보다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

영림원소프트랩은 국내 ERP 시장에서 국내외 기업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2022년말 국내 ERP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신규 계약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는 21.4%를 기록한 글로벌 기업 SAP다. SAP는 주로 그룹사 규모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ERP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ERP 기업 더존비즈온(16.8%)·영림원소프트랩(6.1%)과 글로벌 기업 오라클(4%)이 뒤를 이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ERP 사업을 펼치며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할 계획이다. 회사가 글로벌 시장 중 가장 주목한 곳은 일본이다. 우선 일본 ERP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약 5배 크다. 현지 ERP 시장에서 SAP를 제외하면 시장점유율이 높은 곳은 없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2023년에 일본 대기업 계열의 SI(시스템통합) 기업 몇 곳과 파트너사가 됐다. SI 기업들은 기업들의 SI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영림원소프트랩의 ERP도 함께 공급할 수 있다. 영림원소프트랩 입장에서는 현지 기업들에게 자사 ERP를 제공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셈이다. 회사는 연간 매출 규모 약 500억~3000억원대의 일본 기업들을 타깃으로 ERP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도 영림원소프트랩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인도네시아가 해외 기업들의 2차전지 관련 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한국 기업들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하는 곳이 늘었다. 기업들은 현지에 가서도 ERP를 이용해야 한다. 이들이 영림원소프트랩의 타깃이다.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은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일본과 인도네시아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인프라 에저(Azure) 기반으로 ERP 사업을 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사업을 위한 기반을 2023년에 많이 다져놓은 만큼 2024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2023년 3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주요 재무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138억원, 자본총계는 45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업종과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적정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보는 기준에 따르면 상당히 안정적인 셈이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7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69억원으로 사실상 286억원의 현금을 보유했다. 1년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 장기차입금의 합계는 20억원이다.

실적부진으로 인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약 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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