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매거진-MATCH〉 세단이냐 쿠페냐 그것이 문제로다. BMW 더 뉴 530e vs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좌),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PROLOGUE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차보다 안전하면서 내연기관보다 높은 효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화재 사고들이 일어나기 이전에도 높은 인기를 보였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서 집계한 상반기 신차등록 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휘발유, 경유, 전기차 모두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인 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24.3%가 증가하는 수치를 보여줬다.

최근 잇따른 부정적 이슈로 인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강세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EV 모드를 통한 안락한 승차감과 하이브리드 모델 특유의 높은 연비, 충전의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부분을 강점으로 생활 반경이 일정한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래서 필자는 크기와 가격대가 비슷한 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 BMW THE NEW 530e와 AUDI A7 55 TFSI e QUATTRO를 경험해보며 상품성을 품평해 보기로 했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현대적인 디자인의 정통 세단으로 태어난 BMW 더 뉴 530e

BMW 530e의 외관을 먼저 살펴보자. 이 차량은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베스트셀링 세단 8세대 5시리즈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 차량은 BMW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을 중심으로 직선과 면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심플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동화 모델인 i5처럼 닫혀있는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된다. 이 그릴에는 액티브 셔터라는 기능이 적용돼 주행 중 엔진 열을 식혀야 할 때 그릴을 열어 찬 공기를 받아들인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하단의 공기 흡입구도 필요에 따라 열고 닫히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그릴 바깥 라인에는 신형 7시리즈에 적용되었던 아이코닉 글로우가 배치돼 주간주행등과 함께 은은한 빛을 내며 BMW만의 존재감을 자아낸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측면부는 전통적인 3박스 형태의 정통 세단의 모습을 채택했다. 공기역학적인 측면에서는 전면부의 각도를 매끄럽게 깎아내는 편이 스펙을 높이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되지만,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지금의 모습이 더 익숙하고 보기 좋다. 완속 충전구는 주유구와 혼동을 주지 않기 위해 전측면 펜더 중간에 배치됐다.

이전 세대보다 덩치도 확실히 커졌다. 실제로 더 뉴 530e의 크기는 길이가 5060mm, 폭이 1900mm, 높이가 1515mm로 이전 세대보다 크기가 각각 95mm, 30mm, 35mm 더 늘어났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후면부는 풍만하게 볼륨을 키운 패널 디자인과 헤드램프만큼 날카로워진 테일램프 디자인이 서로 어우러져 한층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단에는 M 패키지 전용 디퓨저 라인과 듀얼 머플러가 탑재됐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게 5시리즈야 7시리즈야? 고급스럽게 변모한 실내 디자인

실내도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수평형 대시보드를 기반으로 먼저 출시된 신형 7시리즈의 설계가 5시리즈에 적절히 녹아든 모습이다. 운전석에 배치된 스티어링 휠은 하단부를 평평하게 깎아낸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됐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스티어링 휠 너머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서로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강렬한 존재감을 형성한다. 이 화면들은 차량 주행 관련 정보 송출은 물론, BMW의 최신 운영체제인 OS8.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지원하는 서드파티 앱 기능을 통해 비디오 스트리밍, 게임, 동영상 시청 등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

화면 아래 대시보드 중앙에는 7시리즈에 적용되었던 인터랙션 바 앰비언트 라이트가 자리 잡았다. 백라이트가 적용된 크리스털 디자인의 이 조명 장치는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분위기의 조명을 연출하며 운전자와 차량의 상호작용을 돕는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송풍구는 테슬라의 것과 비슷한 히든 타입으로 변경됐다. 공조 기능은 센터 디스플레이의 전용 화면과 햅틱 피드백을 지원하는 센터 콘솔의 컨트롤 패널을 조작해 사용할 수 있다. 변속기도 스위치 방식으로 변경됐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메리노 가죽 시트가 장착돼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늘어난 차체 크기 덕분에 2열 공간도 넉넉해졌다. 170cm의 성인이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두 여유로우며,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됐음에도 내연기관 모델과 동급인 520에 달하는 트렁크 공간을 제공한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역동적인 쿠페의 형상을 지닌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3박스 형태의 정통 세단 형태를 지닌 530e와 달리,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는 정석적인 쿠페 디자인에 아우디의 패밀리룩을 입혀 스포티한 이미지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2세대의 부분변경 모델로 거듭난 이 차량의 전면부는 볼륨을 더한 하단 범퍼와 날을 세운 헤드램프, 더 넓어진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강인한 이미지의 얼굴을 연출한다. 조명에 진심인 브랜드답게 그릴 가장자리에는 레이저 라이트를 탑재한 HD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탑재된다. 이 전조등은 일반 LED보다 높은 밝기로 광선을 촘촘하게 배열해 넓은 가시 범위를 제공한다. 방향지시등은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모두 다이내믹 턴 시그널 기능을 지원한다.

아우디의 헤드램프 기술력은 야간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기본적인 조명의 성능도 출중하지만 하이빔 어시스트를 작동하면 앞 선 차량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가려내 상향등을 비춰주거나, 주행 상황에 맞춰 시야각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덕분에 야간 주행 시의 피로감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측면부는 지붕에서부터 후면으로 유려하게 깍여져 내려가는 쿠페형 디자인을 기반을 갖췄다. 보닛 끝선과 휠하우스 아래쪽에서부터 이어지는 날렵한 가로형태의 캐릭터 라인은 차를 더 유려해 보이게 만들며, 프레임리스 방식을 적용한 도어트림은 옆모습에 세련미를 더한다. 완속 충전구는 주유구와 반대인 운전석 후측 패널 상단에 배치됐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전면부와 측면부의 강렬한 디자인을 이어받는 후면부는 서로 이어진 형태로 디자인된 가로형 테일램프와 리어 스포일러의 조합이 차를 와이드해 보이게 만든다. 트렁크는 패널과 유리창이 함께 열리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 운전자 위주의 실내 디자인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다. 실제 센터 디스플레이와 컨트롤 패널을 살펴보면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일체화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 A7은 여전히 계기판 화면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서로 분리된 방식을 고집한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는 분리되어 있는 현재의 화면 비율이 아우디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전석의 12.3인치 계기판 클러스터와 10.1인치 상단 디스플레이, 8.6인치 하단 디스플레이는 각각 주행 정보 송출,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기능 사용, 공조 장치 기능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터치로 모든 기능을 조작하도록 마련된 이 시스템은 생각보다 반응이 빠르고 UI가 직관적이어서 생각보다 사용이 편리하다. 여기에 햅틱 반응까지 지원해 오작동의 가능성을 막아주는 부분도 만족스럽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쿠페형으로 디자인됐지만 크기 자체는 준대형 세단에 가깝다보니 공간도 생각 이상으로 넉넉한 편이다. 실제로 170cm 키의 성인 남성이 2열 좌석에 앉아도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헤드룸이 여유롭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메모리 기능이 포함된 발코나 컴포트 가죽 시트가 탑재돼 안락하고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통풍 및 열선 기능도 지원한다. 2열 시트 역시 앞좌석과 같은 가죽 소재가 적용됐다.

후면으로 갈수록 공간에 손해를 보는 쿠페 타입의 디자인으로 인해 트렁크 용량은 380로, BMW 530e보다 조금 더 좁다. 대신 2열 시트 폴딩이 가능해 2열을 모두 접을 경우 최대 1235를 적재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아늑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BMW 더 뉴 530e

이제 운전석에 앉아 530e의 주행 감성을 느껴볼 차례다.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을 켠 뒤 가속 페달을 밟아본다. 그러자 전기모터가 반응하며 부드럽고 묵직하게 차체를 이끌고 나아간다. 소음과 진동이 없어 5시리즈가 아닌 한 등급 위의 차량에 앉은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출력도 만족스럽다. 실제로 신형 530e는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을 이전 모델보다 63% 개선한 184마력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 동력은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선사하는 190마력 출력과 조합돼 299마력의 합산출력을 내는 데 사용된다. 이 같은 꾸준한 출력 분배를 통해 BMW 530e는 저속에서부터 고속구간에 이르기까지 안정감 있는 가속으로 속도를 치고 올라갔다.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출력이 부족하단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고, 두 동력계가 서로 개입할 때 느껴지는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이질감도 거의 없었다.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파워트레인뿐만 아니라 서스펜션 세팅도 만족스럽다. 과격한 움직임에도 자세를 금방 고쳐 잡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초고속 영역에서도 일상 주행을 하는듯한 흔들림 없는 거동을 유지한다.

차량 하부에 탑재된 배터리도 일상주행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530e에 탑재된 18.7kWh 용량의 배터리는 1회 완충 시 최대 73km에 달하는 주행가능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도심 출퇴근용으로 쓰기에 딱 알맞은 수치다. 충전 시간도 완속 충전 시 2시간 내외면 충분하다.

배터리와 연료까지 모두 채우면 주행거리가 750km 내외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이는 530e의 연료를 가득 채우고 주행을 하지 않았을 때의 수치로, 실제로 도로에 나가 주행을 시작하면 주행가능거리가 훨씬 길어진다. 800km에 가까운 거리를 달렸음에도 주행가능거리가 100km 이상 남았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퍼포먼스와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이번엔 아우디 A7의 주행성능을 느껴볼 차례다. 이 차량은 252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2.0ℓ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약 143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가 조합돼 367마력에 달하는 합산출력을 발휘한다.

출발에 앞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어본다. 그러자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 특유의 적막한 반응이 필자에게 전해진다. 이윽고 액셀 페달을 밟자 전기모터가 가속을 시작한다. A7 역시 530e와 마찬가지로 주행질감이 부드럽다. 여기서 조금 더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느끼고 싶다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자고 있던 엔진을 깨워주자. 그러면 두 동력계가 부여하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밌게도 이 차량에는 부드러운 변속 체결을 돕는 자동 변속기가 아닌 7단 DCT 변속기가 탑재된다. 혹여나 변속 충격이 느껴지진 않을까, 차량이 울컥이진 않을까 잠시 걱정이 되었지만, 저속 구간에서의 주행을 전기 모터가 커버해주기 때문에 주행하는 동안 변속기가 주는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전기모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숙하고 매끄러운 주행 감각은 차량에 탑재된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피션시 모드와 컴포트 모드에서의 서스펜션 세팅은 무른 편이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의 차량 하부에는 17.97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100% 완충하면 총 47km를 주행할 수 있다. BMW 530e에 비하면 꽤 짧은 거리이지만, 스펙상 거리보단 실주행 거리가 훨씬 잘 나오기 때문에 출퇴근 거리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한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 BMW 더 뉴 530e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CONCLUSION

이렇게 1억 원 내외의 가격을 지닌 두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세단을 모두 경험해 보았다.

BMW와 아우디, 정통 비즈니스 세단과 스포츠 쿠페 등 눈에 보이는 차이점들도 컸고, 두 브랜드가 지향하는 목표도 달랐기에 처음 이 기획을 시작했을 때 두 차량의 결과물이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유사한 배기량과 차체 크기, 비슷한 가격을 지녀서 였을까. 두 차량에서 느낀 차이점보다 파워트레인 세팅에서 느낀 공통분모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두 차량 모두 초반 가속 시 전기모터가 개입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는 부분도 그렇고, 모난 곳 없이 평균 이상의 주행감을 선사하는 부분도 비슷했다. 물론, 아우디 A7의 제원 상 출력이 더 높았기 때문에 힘이 조금 더 좋게 느껴진 부분은 있었다.

이에 필자는 가격과 출력이 조금 더 낮음에도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BMW 530e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SPECIFICATION_BMW THE NEW 530e

길이×너비×높이 5060×1900×1515mm | 휠베이스 2995mm | 공차중량 2125kg

엔진형식 I4+전기모터, G | 배기량 1998cc

합산출력 299ps | 합산토크 45.9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6.4초 | 최고속력 230km/h

연비 15.9km/ℓ | 가격 9220만원

SPECIFICATION_AUDI A7 55 TFSI e QUATTRO

길이×너비×높이 4975×1910×1425mm | 휠베이스 2927mm | 공차중량 2160kg

엔진형식 I4+전기모터, 가솔린 | 배기량 1984cc

합산출력 367ps | 합산토크 51.0kg・m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5.8초 | 최고속력 210km/h

연비 15.7km/ℓ | 가격 1억 28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