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연례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브랜드는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이유로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소비자들은 지출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8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올해로 11번째 맞은 프라임데이를 이날부터 4일간 진행한다. 아마존 판매업체를 지원하는 모멘텀커머스에 따르면 이날 행사 시작 후 첫 4시간 동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 감소했다.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지표가 엇갈리는 나오는 가운데 이번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공개된 지표에서 미국 경제 회복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자동차와 같은 고가 제품을 관세 시행 전에 미리 구매해서 자료가 왜곡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5월 소비는 소폭 감소했고 6월 소비자 심리는 개선됐는데 프라임데이를 통해 여름철 소비 패턴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분석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의 비벡 판디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프라임데이는 소비자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초기 지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의류, 전자제품, TV와 같이 가격 인하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카테고리에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어도비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아마존을 포함한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약 238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플랫폼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아케네오의 로맹 푸아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프라임데이는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케네오는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명 중 1명이 관세를 이유로 올해 프라임데이를 건너뛸 예정이라고 답했고 57%는 가격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는 한국, 일본 등 일부 교역상대국에 관세율에 대한 서한을 발송해 8월1일까지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종료 예정이었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사실상 8월1일로 연장됐지만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일부 판매업체들도 관세로 올해 행사에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관세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서 제품을 할인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니레버 산하 공기청정기와 가습기 생산업체인 블루에어의 앤디 루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때문에 올해 프라임데이에서 판매하는 제품 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루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프라임데이는 브랜드 운영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미국 기업 경영진은 관세 시행으로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지만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관세가 “가격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존 대변인은 “자사는 다양한 판매 파트너들과 협력해 현재의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지원하고 있고 고객들에게는 여전히 낮은 가격과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라임데이에서 에코 스피커, 파이어 TV 기기와 같은 아마존 기기부터 리바이스, 샤크 등 인기 브랜드까지 최대 5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행사 기간동안 월마트와 타깃과 같은 경쟁사들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아마존은 지난 2015년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프라임데이를 하루짜리 행사로 처음 진행한 이후 2019년부터 이틀로 늘린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수머인텔리전스리서치파트너스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미국 내 프라임 가입자는 약 1억9600만명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프라임데이가 4일로 확대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세일 기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리스크도 있다. 커니소비자연구소 책임자인 케이티 토마스는 “프라임데이가 원래 갖고 있던 긴박감이 사라질 수 있다”며 “기간이 길어지면 결국 장바구니를 채우고도 구매하지 않고 떠나는 경우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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