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팔아 1억 벌었다…임영웅·나훈아 콘서트 등 매크로 돌린 판매상들 검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임영웅·나훈아 콘서트의 좌석을 대거 확보한 후 수십만원 웃돈을 받고 암표를 판매한 피의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3월부터 매크로를 이용해 사재기한 공연 티켓 판매를 금지하고 형사 처벌을 규정한 공연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암표 판매 사범이 적발된 첫 사례다.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암표를 판매한 피의자 7명을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 컴퓨터 활용에 익숙한 20~30대로 전문적으로 티켓판매를 대행한 사람은 물론 대학생·취업준비생·군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유명 가수 콘서트와 뮤지컬 티켓 등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매 대행하거나 티켓을 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되팔아 수익을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블로그나 X(옛 트위터)에 대리 티케팅을 한다고 광고하거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하기도 했다.
◇정가 7만원 짜리 티켓이 235만원으로 ‘뻥튀기’
이들은 암표 판매로 1억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검거된 무직자인 20대 피의자는 2021년 2월부터 지난 7월까지 뮤지컬 ‘그레이트 포맷’ 등 티켓 331매를 판매해 1억원 상당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나훈아 콘서트 등 37매를 되팔아 543만원의 수익을 올린 피의자, 임영웅 콘서트 15매를 되팔아 1338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피의자도 있었다.
정가 7만 7000원 상당의 티켓을 235만원으로 뻥튀기해 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암표가 거래된 주요 공연 중 임영웅 콘서트는 정가 18만 7000원짜리 티켓이 최대 80만원에, 정가 14만 3000원인 나훈아 콘서트는 5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암표 판매시 1년 이하 징역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만 가지고 손쉽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게 온라인 암표 범죄의 특성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일반 티켓 예매자들은 수만에서 수십만번대 순번을 대기 한 후 남는 좌석을 예매하면서 티켓 예매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피의자들은 매크로프로그램을 돌리며 1~2분 내 예매링크에 접속해 다수의 티켓을 확보했다. 최대 4매까지 예매 가능했던 나훈아 콘서트를 9매까지 예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현행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를 이용해 구매한 암표를 판매하는 행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 7명은 지난 3월 개정안 시행 후 처음으로 적발됐다. 경찰은 공연법 개정으로 암표 판매상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해진 지난 3월부터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해 지난달 24일까지 암표 판매상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업무 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티켓 대리구매 업자 및 사이트 등 공연법 위반 혐의 소지 등에 대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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