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약한 노년기 불청객 ‘척추 골절’··· ‘이 지표’로 수술 여부 예측 가능
노년기엔 뼈가 약해져 약간의 충격으로도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단순한 요통으로 여기기도 하는 척추 골절의 위중도를 척추 X선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훈 교수 연구팀은 수술에 앞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 환자를 조사해 수술 필요성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는 유럽척추학회 공식학술지인 ‘유럽척추저널(European Spine Journal)’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척추가 변형됐거나 신경에 나타난 증상 때문에 결국 수술을 받은 환자를 제1군, 보존적 치료만으로 성공적으로 치유된 환자를 제2군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두 환자군의 척추 X선 사진을 비교한 결과, 척추가 앞으로 많이 굽어 있고, 골반이 앞으로 많이 틀어져 있는 환자가 제1군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MRI 검사를 통해서는 척추뼈의 위쪽과 아래쪽 가장자리에 골절이 있는 ‘종판타입’이 제2군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즉, 척추와 골반의 앞뒤 방향 변형이 심한 경우 보존적 치료에 더해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고, 골절 형태가 종판타입일 경우엔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만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컸다.
노년기의 척추 골절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단단하던 뼈가 푸석푸석하게 변해서 약간의 충격만 받아도 쉽게 골절이 생긴다. 특히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어 움직임이 둔해지고 척추와 주변 근육이 경직돼 골절이 더 발생하기 쉽다. 정도가 심하거나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척추뼈 사이를 지나는 신경인 척수가 손상돼 다리까지 통증이나 저림, 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또 등이나 허리가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수도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척추 골절은 대부분 척추보조기와 골다공증 약제 등을 이용한 보존적인 치료법으로 아문다. 그러나 일부 경우에는 척추유합술이 필요하다. 노년기에는 수술을 받으면 오랜 시간 누워서 지내야 해 욕창, 폐렴, 요로감염 등 합병증을 발생시킬 위험도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김영훈 교수는 “골다공증이 심한 환자는 욕실에서 미끄러지거나 재채기를 하는 등의 작은 충격만으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는데,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진료현장에 이 예측법을 활용하면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 환자 중 수술적 치료가 늦어져서 허리가 굽거나 보행장애와 대소변 장애로 고생하는 환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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