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女 살해범’ 박대성, 또 기괴한 웃음…“사형 집행해야”
범행 직전 경찰과 면담 확인…“사형으로 사법정의 실현해야”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일면식 없는 1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박대성(30·구속)이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기괴한 웃음'을 보이는 장면이 포착돼 공분이 커지고 있다. 박대성에 대한 사형 선고와 집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도 제기된다.
5일 경찰에 따르면, 박대성은 전날 오전9시 30분 전남 순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됐다.
경찰서 1층에 모습을 드러낸 박대성은 경찰관에 팔을 붙들린 상태로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태연하게 웃고 있었다. 그러다 카메라를 발견한 직후 표정을 바꾸며 고개를 숙였다.
호송차에 올라타기 전 포토라인에 선 박대성은 눈밑까지 내려 온 앞머리로 시선을 가린 채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답변하는 과정에서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있느냐',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 할 말 없느냐'는 등의 질문에 박대성은 "죄송합니다"는 말만 2차례 반복했다.
'범행을 기억하느냐'는 물음에 박대성은 "조금씩 기억나고 있다"고 답했다. '여성만 노린 것 아니냐'등에 대한 추가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고 3분 뒤 호송차에 탑승했다.
앞서 박대성은 범행 직후 길거리를 배회하는 과정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활짝 웃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기에 경찰이 신상정보와 함께 공개한 머그샷(mugshot) 사진에서도 목 전면에 문신을 한 채 환한 표정을 보였고, 검찰 송치 과정에서도 웃고 있다가 돌연 표정을 바꾼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한층 커지고 있다.
이언주 " 배려할 가치 없는 반사회적 인물 인권 고려 안돼"
정치권에서는 박대성의 반사회적 범죄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사형 선고·집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사건처럼 잔혹성이 이루 말할 수 없고, 범인의 반사회성이 심각해 교화의 가능성이 안 보이며, 사건 특성상 범인이 너무나 명백해 오판의 여지가 없다면 극히 예외적으로 사형이 선고되고 집행되는 것이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과 평온한 사회를 위해 필요하다"며 박대성에 법정 최고형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대성의 무차별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10대 여성이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위해 약을 사러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가는 그런 선량한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극 앞에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사법적 정의의 실현을 보여줄 의무가 있고, 국가가 눈곱만치도 배려할 가치가 없는 반사회적 인물의 인권을 고려하느라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유사사례를 예방할 의무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사건 가해자에게 사형을 포함한 법정최고형이 선고돼 충격을 받고 슬픔에 젖은 국민과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박대성에 대한 엄벌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수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양형 기준은 '두 사람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하는 고의적 살인'이 아니면 사형 선고,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이런 류의 범행(묻지마 살인)은 형량 협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범행 직후 웃음을 보인 박대성에 대해 "굉장히 끔찍하다"며 "(박대성은)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주를 네 병 정도 마셔서 범행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박대성의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목격자가 나타난 반대 방향으로, 즉 합리적으로 도주한 건 인사불성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또 무차별 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다치면 본인도 놀라 도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은 여러 번 공격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극단적 선택 의심" 경찰 면담 20분 후 범행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44분께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던 A(18)양을 수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다.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가게에서 술을 마시다가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온 박대성은 일면식 없는 A양을 800m가량 쫓아가 범행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대성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기 전 경찰과 면담을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범행 당일 오전 0시15분께 박대성의 친형은 "동생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며 119에 신고했고 공조 요청을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박대성이 운영하는 순천시 조례동의 가게에 도착해 5분여 동안 간단한 조사를 벌였다.
박대성은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가게 앞에 앉아 혼자 흡연 중이었고 면담에서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괜찮다"고 답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횡설수설하거나 자해 등의 자살 의심 징후로 볼만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별다른 후속 조치 없이 현장 종결 처리하고 떠났다.
그러나 이 면담이 끝난 직후 20여분 만에 박대성은 10대 여성을 뒤쫓아가 잔혹하게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5분여 동안의 면담 도중 범행 의심 징후 같은 건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다른 신고가 접수돼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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