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즐거움”...2030 사로잡은 ‘가차 열풍’

이원재 기자 2025. 11. 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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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캡슐토이 뽑기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문방구 앞 어린이들의 전유물이었던 '가차(뽑기)' 문화가 키덜트(키즈+어덜트) 트렌드에 힘입어 2030세대의 취향을 파고들며 주요 상권까지 확장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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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 문화 확산에 뽑기방 인기
제비뽑기 형식 이치방쿠지도 눈길
불확실성이 주는 ‘설렘’ 소비 자극
소비자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의 한 가챠샵에서 뽑기를 하고 있다. /이원재 기자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캡슐토이 뽑기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문방구 앞 어린이들의 전유물이었던 '가차(뽑기)' 문화가 키덜트(키즈+어덜트) 트렌드에 힘입어 2030세대의 취향을 파고들며 주요 상권까지 확장되는 모습이다.

가차숍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레버를 돌려 무작위로 장난감을 뽑는 매장을 말한다. '가차'는 기계 손잡이를 돌릴 때 나는 '찰칵' 소리를 일본식으로 표현한 단어에서 유래했다.

최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는 '토이토이가챠샵 상남점'이 문을 열었다. 매장 벽면을 가득 채운 뽑기 기계만 150여 대. 24시간 운영되는 이곳에는 산리오·마블·디즈니·짱구·포켓몬 등 인기 캐릭터 제품이 눈길을 끈다. 피규어, 키링, 건담 모델, 촉감 장난감, 소형 선풍기까지 상품도 다양하다. 가격은 1회 3000원부터 9900원까지이며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한 가차숍. /이원재 기자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의 한 가차숍에 캡슐이 쌓여있다. /이원재 기자

평일 오후에도 매장 안은 북적였다. 10대 학생, 젊은 커플, 엄마와 딸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여러 기계를 살펴보며 원하는 상품을 골랐고, 캡슐 3~4개씩을 손에 들고 미소를 띈채 매장을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서인규(25·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씨는 "인기 있고 구하기 어려운 굿즈가 많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가차숍을 찾는다"며 "원하는 걸 뽑았을 때 짜릿한 맛이 있다. 인형뽑기는 꽝이 있지만, 가챠는 적어도 손해 본 느낌이 덜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굿즈샵에도 뽑기 열풍이 분다. 같은 상남동의 '제이굿즈 창원점' 역시 뽑기 기계를 비치해 '주술회전', '명탐정 코난' 등 인기 애니메이션 굿즈를 판매한다. 1회 가격은 4000~7000원. 현금을 코인으로 바꿔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매장의 또 다른 인기 코너는 '이치방쿠지(제일복권)'다. 캐릭터 굿즈를 제비뽑기로 획득하는 방식으로, 가격은 1만~1만 5000원. 운이 좋으면 7만~8만 원대의 고가 피규어를 뽑을 수 있다.

점주는 "일본 애니메이션·영화 흥행 영향으로 관련 굿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중고 거래 플랫폼 활성화로 원하는 상품이 나오지 않아도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재미가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한 굿즈샵에 이치방쿠지가 진열돼있다. /이원재 기자

전문가들은 가차 열풍의 핵심을 '긍정적 불확실성(Positive Uncertainty)'에서 찾는다. 원하는 보상을 얻을지 알 수 없지만 '작지만 확실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대감이 소비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박기경 경상국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일선물을 기다리는 것처럼 무엇을 받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오히려 설렘을 키운다"며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을 주는 캐릭터·굿즈는 성인들에게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되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긍정적 불확실성에서 오는 설렘이 놀이로 이어지면서 가챠는 즐거움을 소비하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