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코프로·엘앤에프, 중국에 LFP 양극재 진검승부 선언[현장+]

'인터배터리 2026'에 마련된 포스코퓨처엠 부스 /사진=유호승 기자

“리튬인산철(LFP)도 이제 ‘메이드 인 코리아’ 시대다.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독점해왔지만 우리 기업은 압도적인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망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달 11~13일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에서 만난 한 배터리소재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K소재 3대장은 중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LFP 양극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부스 곳곳에 제품을 배치해놓고 관람객들에게 우수성을 알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국내 소재 3사의 LFP 양극재 시장 도전은 제품 라인업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중국이 90% 이상을 장악한 시장에서 공급망 자립과 초격차 기술로 점유율을 빼앗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인터배터리 2026'은 K소재 기업이 하이니켈에 이어 LFP 양극재 시장의 지배권도 확보하겠다는 ‘출사표’로 볼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 기존 라인 전환으로 LFP 양산 속도전

포스코퓨처엠의 LFP 양극재 전략은 속도와 규모로 요약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이겨내기 위해 유연한 생산체계를 구축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LFP 양극재를 생산한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또 포항 양극재공장의 일부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생산라인을 LFP 전용으로 빠르게 전환한다. 신규 공장 건설을 기다리지 않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조기 진입하겠다는 초속도 전략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물량 공세를 위해 포항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에 연산 5만t 규모의 LFP 양극재 전용 거점도 올해 착공한다. 보급형 전기차는 물론 급증하는 북미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포스코퓨처엠 LFP 양극재의 또 다른 특징은 원료 확보다. 중국이 값싼 노동력으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은 그룹의 수직계열화를 무기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11일 포스코퓨처엠 부스에서는 염호에서 리튬을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직접리튬추출법(DLE)’이 소개되며 해외 바이어 등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회사 측은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에서 확보한 리튬을 그룹사에서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어 원료 가격 변동성이 큰 LFP 시장에서 안정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중국 LFP 양극재는 생산 단계에서 원료공급망이 안정적이지 못해 가격변동성이 큰 것이 고질적인 문제”라며 “반면 우리는 염호·광산부터 최종 양극재 생산까지 모든 경로를 확보해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다. 글로벌 배터리 셀 기업이 우리 LFP 양극재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에코프로의 주요 배터리 양극재 /사진=유호승 기자

에코프로, 제조 패러다임 바꿀 직접합성법 공개

에코프로는 ‘직접합성법 LFP 양극재’를 부스 중앙에 배치했다. 기존 LFP 양극재는 인산염과 황산철 등을 합성한 전구체에 리튬을 섞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지만, 직접합성법은 전구체 단계를 생략해 제조공정을 단축할 수 있다.

리튬과 인산, 철 분말 등을 동시에 조합해 양극재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공정이 줄어들면서 설비투자는 물론 운영비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전구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배출도 최소화할 수 있어 환경규제가 엄격한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공정은 단순해졌지만 성능은 더욱 향상된 점도 눈에 띈다. 이에 저온 환경에서도 충·방전 성능과 급속충전 기술이 강화돼 ‘저가형 배터리’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춘 것도 성과로 꼽힌다. 회사는 현대차·기아·현대제철 등과 협력해 재활용 고철을 가공한 고순도 미세 철 분말을 원료로 사용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에코프로 관계자는 “LFP 양극재 전구체는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던 소재”라며 “직접합성법을 적용하면 국내 생산망으로도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엘앤에프는 국내 최초로 LFP 양극재를 양산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 전시장을 ‘리딩 더 퓨처’라는 주제로 꾸며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선 움직임을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또 에코프로처럼 무전구체 공법으로 LFP 양극재를 생산해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자체 인산철(FP) 기술을 내재화해 중국 원료 사용에 민감한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없도록 ‘탈중국 LFP 공급망’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엔앤에프의 LFP 양극재 /사진=유호승 기자

K소재 3사 '질주'…LFP 양극재 '새 역사'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은 '인터배터리 2026'에서 중국의 추격자가 아님을 증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원료 광산부터 최종 소재까지 아우르는 압도적인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보여줬다. 에코프로는 직접합성법 등으로 공정을 혁신하며 제조 패러다임을 전환해 중국을 넘어서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엘앤에프도 공격적이고 정교한 양산 타임라인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준비를 마쳤다.

K배터리소재 3사의 활약은 저가형으로 분류돼 중국에 빼앗긴 LFP 양극재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니켈 NCM 분야에서 쌓아온 세계 최고의 공정 노하우와 연구개발(R&D) 역량으로 LFP 양극재라는 거대한 범용시장에서도 국내 기업의 활약이 커질 것”이라며 “광물자립화와 공정혁신을 마친 K소재 3사가 '인터배터리 2026'을 기점으로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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