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주력인 뷰티 사업의 부진에 이어 또 다른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음료 사업마저 흔들리자 회사는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한 모습이다. 그러나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약화된 이익 창출력을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6조3555억원, 영업이익은 62.8% 급감한 170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음료 사업을 담당하는 리프레시(Refresh) 부문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리프레시 부문은 영업손실 9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LG생활건강이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한 이후 분기 기준 적자를 낸 것은 처음이다. 매출 역시 3835억원으로 전년 동기(4110억원) 대비 6.7% 감소했다. 탄산음료 시장이 ‘제로’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존 콜라 음료의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자 LG생활건강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구조 개선에 나섰다.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대상은 1980년 이전 출생 영업·물류·스태프 부서 직원이었다. 인사·전략기획 등 스태프 부서까지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4년 실시된 첫 희망퇴직이 영업·물류 등 일부 현장 부서 고연령 직원에 한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구조조정 범위가 확대된 셈이다.
음료 부문에 국한된 조치도 아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뷰티 사업부에서도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전방위적인 인력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온라인 사업이 확대되는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축소되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등 매장을 통폐합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인력 감축을 통한 단기 비용 절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K-뷰티 시장은 중소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온라인과 글로벌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기민한 상품 기획과 마케팅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대형 브랜드 중심의 보수적인 운영 구조로 시장 변화 대응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장기적인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매출 자체를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 LG생활건강이 올해 실질적인 이익 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구조조정과 더불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브랜드 위주의 조직구조 개편을 단행하고, 글로벌 각국의 대표 커머스 채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등 실적 반등을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단순한 품목 확장보다는 임팩트 있는 히어로 제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보다 치열하게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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