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훈의 월드컵 현장 관찰기 ⑫] 드디어, '메시 등장'… 경쟁력은 '여전했다'

조남기 기자 2026. 6. 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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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일레븐> 샌프랜시스코베이(미국)-양정훈 칼럼니스트

 

미국 서부 시간으로 6월 16일 오후 4시 36분, 이메일 도착 알람이 울렸다. 발신자는 FIFA 풋볼 데이터 시스템. 첨부된 PDF 파일을 즉시 다운로드하고 모두가 기대했던 그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거의 일치하는 타이밍에 나지막이 "메시"를 외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감싸 안았던 아르헨티나의 현역 레전드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의 자국 첫 경기 선발 명단에 묵직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다. '라 알비셀레스테(La Albiceleste. 아르헨티나 대표팀 별칭)'의 그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던 리오넬 메시가 개인 통산 6번째 월드컵에 출전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로 여겨질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머쓱한 일로 다가올지 모른다.

 

적어도 세계 정상에 선 만 35세 5개월 남짓의 그의 퍼포먼스를, 근거가 부족한 잣대로 재단하며 '라스트 댄스'로 규정 지었던 전 세계 적잖은 미디어들은 당시 평가가 지나치게 섣불렀음을 지금이라도 자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스트리아와 요르단의 대결을 몇 시간 앞둔 이곳 샌프랜시스코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의 미디어들도 영상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캔자스시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메시의 워밍업 자세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였다.

 

단순히 출전 정도가 아니라 스타트 리스트 등재는 일종의 상징적 선언이다. 지난 대회와의 연속성과 리오넬(메시)의 건재를 강조하며 다시금 우승을 정조준하겠다는 리오넬(스칼로니) 감독의 강렬한 외침으로 읽힌다.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곤 딱히 오래 자리를 비우진 않았는데도, 언어 불문하고 긴급 타전된 수많은 속보의 타이틀 안에선 '귀환'이란 표현이 '착' 달라붙어 메시를 수식한다. 그만큼 그를 다시 월드컵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온 세상 축구팬들의 바람이 간절했던 게 아닐까?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에서 홈팀에 석패한 아르헨티나와 메시의 아쉬움을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목격했다. 2010년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의 믹스트 존에서는 월드컵의 메시와 처음 대화를 나눴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당시, 운 좋게도 메시가 출전한 모든 경기를 스타디움에서 참관할 수 있었다. 2018년 러시아와 2022년 카타르에서는 각각 4경기씩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의 게임을 직접 눈에 담았다.

 

이와 같이 20년 메시와 얽어진 월드컵 현장 경험의 맥락을 바탕으로 돌이켜 보면, 그는 분명 상승세도 있었고, 부지불식간에 정점도 찍었으며, 정확히 좌표를 집어내긴 힘들더라도 내리막길 어디에 위치해 있음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메시 역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나이를 쌓아가고 있다. 90분을 후배들과 나눠서 소화하는 임무를 맡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약이 무척이나 높았던 메시이기에, 하강의 초입 자체가 높다는 점을 놓쳐선 안 된다. 오는 6월 24일 39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메시에게 세계 최고 무대, 월드컵은 여전히 유효한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무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J조 1차전, 알제리를 맞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몸소 증명해 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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