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AFC 집행위원 '단독출마'…16일 총회 결과 '관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들끓는 사퇴 여론을 뒤로 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서 국제 축구 외교 무대에 복귀할 전망입니다.

오늘(14일) 정 회장은 제34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습니다.

오는 16일 열리는 이번 총회에서는 공석이 된 AFC 집행위원 두 자리에 대한 선거가 진행됩니다. 임기는 2027년까지입니다.

동아시아 할당 집행위원으로 정 회장이 단독 입후보했습니다.

원래 AFC 집행위원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나타날 때까지 최하위 득표자를 탈락시키며 투표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 회장이 단독 입후보한 터여서 그의 당선은 확실시됩니다.

정 회장의 집행위원 당선은 그와 한국 축구가 오랜만에 국제 축구 외교 무대로 복귀한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제33회 AFC 총회에서 치러진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해 국제 축구 외교 무대에서 한발 물러나 있어야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AFC 회장 직권으로 AFC 준집행위원 자격을 얻었고, 이번에 정식으로 출마하게 됐습니다.

한국인 AFC 집행위원이 탄생하는 건 그 자체로 긍정적인 일이지만, 정 회장을 향한 국내 축구계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거로 보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올 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준결승 탈락했습니다.

논란 속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택근무, 태업 논란을 일으킨 터라 아시안컵 실패를 둘러싼 여론은 더 안 좋았습니다.

여기에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23세 이하(U-23) 대표팀마저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탈락, 행정의 최종 책임자인 정 회장을 향한 비판 여론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이 AFC 집행위원 자리에 도전하는 걸 '협회장 4선 도전'의 첫 준비 작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터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도전할 수 있는데,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를 가지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질 터입니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면서 4선 도전 관련 질문에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다소 모호하게 답변한 바 있습니다.

내일 정 회장은 준집행위원 자격으로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16일 총회 결과를 기다립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