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때문에 3년 못가 폐업”…60대 식당 사장들에게 제2의 인생은 치킨게임
60대 이상 ‘시니어 사장’ 4% 넘게 늘어
이커머스 발달에 소규모 자영업 밀려나
배달수수료·인건비 부담으로 폐업 속출
“계속고용·재취업 지원 확대 정책 절실”
최씨는 “팬데믹 때도 자식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주며 버텼는데 갈수록 장사가 쉽지 않다”며 “평생 하던 일을 관두고 돈을 벌기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요즘은 아르바이트나 경비원도 쉽지 않아 어떻게든 다음 창업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씨처럼 60대에 자영업에 도전했다가 뼈아픈 실패를 겪은 사례가 적지 않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꿈꾸며 너도나도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소비 부진에 배달 수수료, 인건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 부담이 맞물리면서 이들의 한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3년 전국사업체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사업체 수는 623만8580개로 전년(613만9899개)보다 9만8681개(1.6%) 늘었다. 사업체 수 증가율은 2021년 0.8%에 그쳤던 것이 코로나19 종료로 일상이 회복된 영향을 받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자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60대 이상에서 사업체 수가 1년 전보다 6만3546개 늘면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두 번째로 증가 폭이 큰 연령대는 50대(1만3238명)로 집계됐다.
대표자가 60대 이상인 사업체 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4.4%였다. 이는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20년 이후 최고치다. 2021년 -1.1%로 마이너스였던 60대 이상 사업체 수 증가율은 2022년 1.3%으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4%대로 올라섰다.
김혜련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퇴직 후 소규모로 창업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베이비붐 세대가 더 많이 퇴직할 때가 되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식업은 배달앱에 기반해 외연을 키웠지만 내실은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경기로 식당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고,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배달주문은 각종 수수료와 배달비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이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업계의 지배적 위치를 이용해 점주에게 받는 수수료를 인상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배민은 지난달 배민배달의 업주 부담 수수료를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했다.
정현식 협회장은 “가맹점주들이 높은 배달앱 수수료 등으로 문을 닫아야 할 처리”라며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도소매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 상반기 서울 지역에서 소매업 점포는 7742곳 개업하고 1만2937곳이 문을 닫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알리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의 보편화로 동네 도소매 가게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데 60대 이상 퇴직자들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도소매업이나 외식업으로 떠밀리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소매업에서는 올리브영·다이소·편의점을 제외하면 자영업은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각종 프랜차이즈 본부 등과 협의해 창업에도 체험형 인턴 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론이 아니라 실무에서 점주의 능력과 경험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60세에 은퇴하고 65세에 국민연금을 받는 식으로는 노후를 책임지기 어렵다”며 “기업이 원하면 고급 고령인력을 70대 이상까지 고용하는 식으로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부족이 이어지기 때문에 산업의 양태나 고용형태에 따라 청년 취업을 해치지 않도록 제도를 섬세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제조업 사업체 수는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년보다 5만4000개(9.2%) 줄었다. 3D 프린터 등 신기술로 인해 1인 사업자 위주의 절삭가공·유사처리업, 주형·금형 제조업, 간판·광고물 제조업 등에서 사업체가 감소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정환아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홍명보 한탄에 안정환의 빵터진 한마디 - 매일경제
- “결혼 전 대시받은 적 있냐” 질문에…배우 한가인의 깜짝 놀랄 답변 - 매일경제
- 일본 중국 가는 비행기서 “따뜻한 커피 주세요” 이젠 안 된다 - 매일경제
- 대법원서 승소했는데…유승준, 한국행 또 거부 당했다 - 매일경제
- “내 인기 예전만 못한 탓”...장윤정, 콘서트 빈자리에 전한 심경 - 매일경제
- “20년간 정산 못받아, 나같은 후배 없기를” 이승기, 세상 바꿨다 - 매일경제
- 정치권 ‘나혼자산다’ 또 저격?…尹 “방송서 홀로 사는게 복인 것처럼 한다” - 매일경제
- 밤 11시30분에 운전자 없는 택시 탔더니...“차선 바꾸고 교차로서 회전할 땐 가슴이” - 매일경제
- 3기 신도시 인천계양, 추정분양가 대비 1억 ‘껑충’ - 매일경제
- 오타니 50-50 완성한 홈런공, 경매 시장 나온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