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마다 혈압계 숫자를 들여다보며 한숨부터 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은 꼬박꼬박 챙겨 드시는데도 수치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니 답답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혈압 이야기만 나오면 양파부터 떠올리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밥상에 흔히 오르면서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식재료 가운데 끈적한 피를 맑게 하고 혈관이 받는 압력을 덜어 주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이 따로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가지를 하나씩 짚어 드리겠습니다.

다시마
다시마에 들어 있는 미끈한 점액 성분인 알긴산과 넉넉한 칼륨은 몸속에 쌓인 나트륨을 끌고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트륨이 빠져나가면 혈관 벽을 안에서 밀어내던 압력도 함께 가벼워지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분들께는 특히 반가운 재료입니다. 물에 충분히 불려 겉에 붙은 소금기를 한 번 헹궈 내신 다음 맑은 국으로 끓이시거나 쌈으로 싸 드시면 짠맛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습니다. 다만 갑상선 질환으로 요오드 섭취량을 조절하고 계신 분이라면 양을 줄이시고, 하루 한두 쪽 정도로 가볍게 드시되 간을 세게 한 국물까지 모두 드시지는 마십시오.

가지
가지의 보랏빛 껍질에는 안토시아닌 계열의 항산화 성분이 모여 있어 혈관 안쪽에서 일어나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고 열량은 낮은 편이라 체중이 늘어 혈압까지 따라 오르는 분들께도 부담이 적습니다. 가지는 기름을 잘 머금는 성질이 있어 튀기거나 기름에 흠뻑 볶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쉬우니, 찜기에 쪄서 들기름과 간장을 아주 조금만 둘러 무쳐 드시는 편이 낫습니다. 껍질을 벗기지 마시고 그대로 드시되 간은 평소의 절반으로 줄여 보시기 바랍니다.

늙은 호박
늙은 호박은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을 돕고 부기를 빼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리가 잘 붓고 아침에 얼굴이 부은 채로 일어나시는 분들이 꾸준히 드시면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늙은 호박은 단맛이 강한 편이라 설탕이나 꿀을 더 넣어 죽이나 식혜로 만들어 드시면 혈당이 먼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설탕을 넣지 마시고 그대로 쪄서 드시거나 맑게 끓여 드시는 방법이 가장 좋으며, 당뇨를 함께 앓고 계신 분이라면 한 번에 드시는 양을 작은 그릇 하나로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다시마와 가지, 늙은 호박은 어느 것 하나 비싸거나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많이 드시는 것이 아니라 간을 줄인 상태로 꾸준히 밥상에 올리시는 일입니다.다만 음식만으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드시고 계신 혈압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마시고, 집에서 재신 혈압이 계속 높게 나오거나 두통과 어지럼이 함께 느껴지신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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