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에 말을 하면 아이가 생긴다?"…칠곡 보호수 '화제'

기사내용 요약
예비부부, 은행나무서 순산·다산 기원

문철희·전슬 주무관이 은행나무 앞에서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고 있다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말 하는 은행나무야 아이 셋을 갖게 해주렴."

결혼을 앞둔 한 예비부부가 아이를 낳게 해 준다는 전설을 가진 경북 칠곡군 기산면 '말하는 은행나무'를 찾아 순산과 다산을 기원했다.

20일 칠곡군에 따르면 칠곡군청 공무원 커플인 문철희(36)·전슬(31) 주무관은 전날 말하는 은행나무 앞에서 돌을 쌓으며 "행복한 결혼생활과 건강한 아이를 갖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말하는 은행나무는 칠곡군의 군목이자 보호수다.

높이 30m, 둘레 7m, 수령은 1000여 년으로 추정된다.

이 나무가 '말하는 은행나무'로 불리게 된 것은 한 여인의 이야기에서부터 비롯됐다.

그 여인은 결혼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하자, 이 은행나무를 찾아가 눈물을 훔치고 이야기하며 마음을 달랬다.

어느 날 꿈에 이 은행나무가 나타나 친정 어머니로 변하더니 "보름달이 뜨는 날 은행나무로 가서 떨어지는 잎을 꼭 잡아라"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은행나무로 변했다고 한다.

보름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꿈속에서 알려준 대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잡고 그토록 소원하던 아이를 갖게 됐다.

마을 여인들은 보름달이 뜨는 날 은행나무를 찾아가서 떨어지는 은행잎을 잡고 아이를 가졌다고 전해진다.

여인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 누구나 은행나무에 남모를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는 말하는 은행나무라 불리게 됐다.

말하는 은행나무는 결혼과 첫 출산이 점점 늦어지는 여인의 마음을 위로하듯 대구·경북에서 가장 늦은 11월이 지나서야 낙엽이 물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국내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0.81명을 기록하며 OECD 국가 중 꼴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북의 합계 출산율은 0.97로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4번째로 높다.

신생아 수는 2016년 2만 616명에서 지난해 기준 1만 2045명으로 6년 사이 41.57% 감소했다.

말하는 은행나무 전설을 알고 있는 난임 부부는 이곳을 찾아 은행나무에 고민을 이야기하며 출산을 기원하기도 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말하는 은행나무는 사찰과 어울려 사시사철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소중한 관광자원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많은 분이 이곳을 찾아 고민을 이야기하며 마음의 위로와 힐링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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