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도미노, 파파존스, 피자헛 등 미국의 주요 피자 체인업체 매출이 일제히 감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주요 고객인 저소득층이 지출을 줄이면서다. 반면 고소득층의 고급 피자 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도미노, 파파존스, 피자헛의 동일매장매출은 모두 감소했다. 피자헛이 5%, 파파존스 2.7%, 도미노가 0.5% 줄었다.
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배달 음식이 큰 인기를 끌며 피자 업체들이 호황을 누렸던 것과 대조된다. 미국 최대 피자 배달 체인인 도미노피자와 경쟁사인 파파존스는 지난 2020년 봉쇄령의 주요 수혜주로 떠오르며 북미 지역에서 각각 두 자릿수의 동일매장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피자헛도 2021년 1분기에 크게 성장했다. 특히 이 시기에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가성비 피자로 더욱 주목받았다. 당시 피자헛 모회사인 염브랜즈의 데이비드 깁스 최고경영자(CEO)는 성공 요인으로 10달러의 대형 피자와 토핑 세 개를 제공하는 프로모션과 같은 “매력적인 가치 제공”을 꼽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피자 가격이 꾸준히 올라서 저소득층이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의 리처드 샹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미국 5대 피자 체인의 대형 피자 한 판의 평균 가격은 18.14달러이며 전체 주문 금액은 2019년 이후 30%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버거나 치킨 체인보다 높은 수준이다.
웰스파고 농식품연구소에 따르면 토마토 페이스트를 비롯한 필수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서 피자 제조 비용도 함께 올랐고 피자업체들은 원가 상승분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처럼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저가 제품을 찾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4월20일 기준 지난 1년 동안 매출액과 판매량에서 피자 네 판을 4달러 이하에 판매하는 토니스피자가 1위를 차지했다.
피자업체들은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포장 고객을 위한 멤버십을 통해 방문객을 늘린다는 방침이며 파파존스는 6.99달러에 두 가지 이상 메뉴를 고를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피자헛은 9.99달러에 대형 단일 토핑 피자를 포장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 고소득층의 고급 피자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식당 예약 서비스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1인 식사 가격이 31~50달러에 달하는 고급 피자 레스토랑의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피자 업계가 전반적인 미국 경제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현재 상위 10% 가구가 미국 전체 소비지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마이클 헤일런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 경제 상단에 부동산과 주식 자산 가격 상승으로 재정적 여유를 가진 고소득층이 위치하고 하단에는 생활비 지출은 늘어난 반면 자산은 증가하지 않아서 구매력이 사실상 무너진 저소득층이 자리해서 K자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소득층도 타격을 입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서카나에 따르면 최근 냉동 피자나 피자키트를 구매해서 집에서 직접 피자를 만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냉장 피자와 피자키트 가격은 보통 냉동 피자보다 비싸지만 이 제품군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약 19% 하락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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