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다운 골프' 세가지 .. 긍정 골프, 확률 골프 그리고 혼의 골프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메이저 퀸’ 전인지(28)가 국내 무대에서 뛸 때부터 자주 했던 말이 있다. “전인지다운, 즐겁고 신나는 골프를 하자”는 것이다. 전인지는 국내에서 활약할 때 야디지북에 이런 문구를 써 놓고는 했다. ‘즐겁고 신나게 몰입하기’.
전인지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3년 8개월만에 우승하면서 부활의 샷을 날릴 수 있었던 것도 초심으로 돌아가 바로 ‘전인지다운 골프’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럼 ‘전인지다운 골프’가 무엇인 지 궁금할 것이다.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긍정의 골프’다. 전인지는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하면서 ‘긍정’이 아닌 ‘부정’이란 단어를 먼저 꺼냈다.
첫날부터 큰 점수차로 앞서 가다 보니 마지막 날 우승하지 못하면 망신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인지는 최종일 막판에 렉시 톰프슨(미국)에게 선두를 내주고도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떠올렸다고 했다. 그가 야디지북에 자주 썼다는 ‘즐겁고 신나게 몰입하기’는 바로 그런 긍정의 골프를 의미한다.
그래서 전인지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슬럼프를 겪던 시기에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도 “힘들었던 건 이제 지나간 일이다. 지나간 것들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지금 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 할 일과 목표만 생각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다른 ‘전인지다운 골프’는 ‘확률의 골프’다.
전인지가 영리한 선수란 것은 그의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버지 전종진 씨는 딸에게 골프를 처음 시킬 때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이미 IQ 138이었던 전인지는 수학을 무척 좋아해 경시대회에서 상을 타기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골프를 택했고, 수학 좋아하는 머리는 철저한 ‘확률의 골프’ 바탕이 됐다.
LPGA 4승 중 3승이 메이저 우승일 정도로 메이저대회에 강한 이유에 대해 전인지는 스스로 “메이저 대회 코스가 제 확률 높은 공략법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인지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9번 우드와 7번 우드를 준비했는데, 그 것도 바로 그의 확률 골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코스도 길고, 그린도 단단할 것으로 예상해 9번 우드와 7번 우드를 준비해 갔는데, 이 비장의 무기를 쓸 기회가 많았던 것이다.
‘전인지다운 골프’의 마지막은 ‘혼의 골프’ ‘몰입의 골프’라고 해야 할 것이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그의 스승인 박원 코치는 전인지에게 “샷에 영혼이 실리지 않는다”는 쓴 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인지는 예전 써놓았던 멘탈 노트를 다시 꼼꼼히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았고 대회 기간 모든 샷, 모든 퍼트를 할 때 혼을 실어서 하려고 노력했다.
샷을 하거나 퍼팅을 할 때 목표를 바라 보는 그의 눈이나 표정에서는 정말 혼을 집어 넣은 듯 집중하는 몰입의 경지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전인지다운 골프’의 최고는 ‘미소의 골프’다. 오랜 부진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그를 떠나지 않고 남아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밝은 그 미소 때문일 것이다.
팬들을 향해 모자 챙 한번 가볍게 잡고 특유의 미소를 짓는 전인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기 코끼리 덤보처럼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면 팬뿐 아니라 대결하는 상대조차 무장 해제된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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